더위와의 한 판 승부, 「2009 포항 혹서기 마라톤대회」(31번째)
1. 대회개요
○ 대회명 : 8.15 광복절기념 포항 오천 해병대 한마음 혹서기
마라톤대회
○ 일시 : 2009. 8. 15(토) 07:00
○ 장소 : 해병대 제1사단 전투연병장
○ 주최 : 포항시 오천읍사무소 오천읍체육회(주관 : 해병대
50회 마라톤클럽)
○ 코스 : 제1사단~홍계령 왕복
○ 종목 : 4종목(5k, 10k, 하프, 풀)
○ 참가비 : 20,000원 / 종목별로 10,000~20,000원
○ 기념품 : 완주메달, 타올, 새송이버섯
○ 총경비 : 89,600원(참가비 포함)
○ 소속 : 동해시청마라톤동호회, 동해마라톤클럽
○ 기록 : 04:02:07
○ 우승 : 풀 / 박영인(02:43:32)
2. 참가배경
8월 2일 삼척대회 참가 이후 13일만이다. 삼척대회는 흐린 날씨가 많이 도와준 덕분에 그리 힘들게 뛰지 않아 나로서는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완주하였다. 8월은 가장 무더운 계절이다. 바다에서, 산과 계곡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람에게는 무더위가 오히려 좋겠지만 일하거나 뛰는 사람에게 8월은 확실히 부담스러운 계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무더운 계절의 대회를 뛰어 보고 싶었다.「2009 서울마라톤 혹서기 대회」를 마음에 두고 있다가 그만 접수기간을 놓쳐버렸다. 대회를 고르던 중 포항에서 개최되는 대회에 참가해 본 적도 없고 8. 15 광복절 기념 이라는 남다른 의미도 있기에 접수하게 되었다.
3. 대회장에 도착할 때까지
8월 14일 22시 40분에 집을 나와 승용차를 이용 터미널로 향한다. 피서철인 까닭에 혹시나 해서 차표는 예매를 해놓았기 때문에 여유를 부리느라 늦게 나선 것이다. 터미널에는 늦은 시간임에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매우 많다. 잠깐 기다리는 중에 별별 생각이 다 난다. 꼭 이렇게까지 해가면서 달려야 하나 ? 과연 몸에 좋은 것인지 아니면 무리가 가는 것인지 ? 나 같이 심야버스 타면서 뛰러 다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 마라톤에 미쳤다는 소리 들어도 싸다 등등. 그 와중에 가고자 하는 마라톤대회에 불평 없이 보내 주는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23시 13분 포항행 심야버스(23,800\)에 탑승하여 병곡휴게소에서 10분간 쉰 후 포항에 도착하니 8월 15일 02시 15분이다. 5시간 소요된다고 해서 이 버스를 이용했는데 너무 빨리 도착하였고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원래 계획은 도착해서 해장국 한 그릇 먹고 곧바로 대회장으로 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다. 버스 안에서는 1시간 정도나 잠이 들었을까 ? 에어컨을 좀 세게 틀어주면 더 잤을 텐데 몸에 땀이 나서 끈적끈적할 정도니 잠이 오는가 ?
시간을 때우기 위해 02시 40분에 터미널 앞에 있는 그랜드 사우나(5,000\)를 찾아 들어간다. 안마는 받지 않아도 사우나가 가능하다고 하기 때문이다. 손님은 나 혼자이고 탕에는 온수도 없으며 핀란드사우나도 썰렁하다. 2시간 정도만 보내면 되니 굳이 불평하고 나갈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다. 피곤해서 잠을 청해 보지만 모기와 소음에 그만 포기하고 만다. 맘껏 들어 눕고 샤워도 하면서 40평 정도의 공간을 내 전용으로 사용했으니 대 만족이다. 04시 50분에 사우나를 나와 대회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남부시장을 찾아 터벅터벅 걸어간다. 인터넷상의 포항시 교통안내지도를 보고 대충 감으로 찾아갔는데 10여분 뒤에 보인다. 승강장을 확인한 후 청진동해장국에 들어가 설렁탕(5,000\)으로 아침을 먹는다. 이른 시간임에도 손님이 몇 팀 보인다. 체인점이지만 지역마다, 점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고 음식은 입맛에 맞는다. 출발시간 까지는 2시간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밥을 반 정도는 남긴다. 05시 22분에 택시에 탑승(7,200\) 10분 뒤에 대회장인 해병대 제1사단 정문에 도착을 한다. 버스를 이용코자 하였으나 시간이 안 맞으면 자칫 대회에 참가하지 못할까 염려가 되었기 때문이다. 새벽안개와 함께 발생되는 스모그현상 때문인지 공업단지와 포스코를 지날 때는 뭔지 모를 메케한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이른 시간임에도 대회에 참가하는 듯한 차량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걸어가는 사람은 나 혼자 밖에 없다. 처량한 생각도 들고, 쪽팔리기도 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무슨 상관이람. 위병소에 마라톤대회 때문에 왔다고 하니 친절하게 맞이해준다. 이 부대에는 처음 와 보는데 넓은 도로, 키 큰 나무들과 울창한 숲, 이곳저곳에서 수신호로 안내하는 군인들, 넒은 연병장 등 모든 것이 새롭고 깊은 인상을 준다. 05시 50 분경에 본부석에 도착하니 한창 행사 준비 중이다. 06시 40분 까지 배번호 수령, 물품 자율 보관, 마라톤 복장 갖추기, 화장실 이용, 몸 풀기 등을 마친다. 물품보관소는 운영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딱히 남을 의심한다기보다는 내 소중한 물건을 안전하게 지키자는 뜻일 것이다. 나로서도 처음이지만, 모든 대회에 있는 것이 없으니 선수들의 불만이 많이 나오지만 올해는 준비 안했다고 하니 어쩌랴 ? 크게 문제 삼는 사람은 전혀 없고 그냥 물건에다 이름만 붙여놓고 서로 보관책임자가 되자는 분위기로 끝났으며 참 보기 좋은 모습이다. 06시 40분부터 스트레칭, 내빈 소개, 인사말씀 순으로 빠르게 진행된다. 사회자는 오늘 날씨가 33도를 오르내리므로 절대 무리하지 말고 선수 개개인의 안전에 신경을 쓰라는 안내방송을 계속한다.
4. 대회 참가 및 완주
07시 01분경에 연병장 본부석 바로 뒤편 도로에서 징소리와 함께 출발신호를 알린다. 풀과 하프가 동시에 출발을 하는데 선수들이 상당히 많아 보인다. 오늘 복장은 늘 착용하던 MP3를 하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는 더 좋았다. 뛰는 것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옆을 지나가는 선수들의 발걸음과 거친 호흡소리도 듣고 새소리·물소리 등도 들으면서 주변경치를 좀 더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다. 잠도 부족하지만, 날씨가 덥다고 하므로 5시간 안에(제한시간 6시간) 완주를 목표로 하고 천천히 뛰어가니 모두가 나를 앞서 간다. 페이스를 잃지 말 것을 계속 대뇌이며 주로 양 옆을 살펴보니 부대 안이 울창한 나무와 조경수 등으로 참 잘 가꾸어져 있다. 이른 시간 임에도 해병들의 우렁찬 구호소리가 벌써부터 들리는데 부대를 떠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부대 안 이곳저곳을 돌며 13km 정도를 뛰었는데 훈련받는 병사들에게 다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마도 군부대 안을 달리는 유일한 대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통은 km 간격으로 거리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대회는 그렇지 못했다.
3k에서 처음 보고 6k가 두 번째였는데 7시 35분을 지나고 있으므로 km 당 5분이 조금 더 걸린 것이다. 이 정도 속력이면 적당하다 싶고 물을 한 컵 받아 마신다.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으므로 그늘 있는 구간이 반 정도는 될 것 같고 달리기에도 좋다. 코스가 복잡한 탓인지 곳곳에 사병들이 배치되어 주로를 안내하는 것이 몹시 이채롭다. 보통 대회 같으면 방향표지판을 설치하겠지만 선수들에 대한 서비스 차원일까 ? 하여튼 우리로서는 친절하게 코스를 안내 받으니 기분 좋은 일이다. 이 대회의 특징인지는 알 수 없지만 페이스메이커가 없다. 페메가 있으면 먼발치에서도 알아볼 수 있고 자기의 수준을 감안해서 달릴 수 있어서 좋겠지만 사실 나로서는 페메를 의식하면서 뛰어 본적이 거의 없다. 10k를 54분에 통과했으니 거의 비슷한 속도가 유지되고 있다. 부대 안에 마련된 급수대 3곳에서 물을 마셨으며 날씨를 감안하여 이후에 설치된 모든 장소에서도 물을 충분히 마시기로 마음을 먹는다.
한 번 뛴 곳을 다시 지나므로 작년 남산에서 일정한 구간을 8번 왕복하면서 뛴 기억이 난다. 아마도 오늘은 부대 안을 4번 뺑뺑 도는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고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보았으나 13k를 지나니 부대 밖으로 나간다. 날씨를 감안하더라도 부대 안에서 뛴 기록으로 보아 조금 빨리 뛰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목표를 수정한다. 2차선 도로의 양 차선으로 차가 다니고 갓길로 선수들이 뛰는 것을 보니 차량통제를 하지 않는 듯 보이는데 예감은 적중하였다. 겨우 8시를 지났건만 도로는 뜨거운 열기로 확확 달아오른다. 부내 안을 뛸 때 보다 느끼는 체감온도는 훨씬 더 뜨겁다. 15k를 08시 20분에 통과하므로 km당 5분 15초대의 기록이 유지되고 있다. 18k부터는 도시 외곽의 전형적인 농촌의 2차로인데 입구에 있는 식당에서 여성분이 수박을 썰어 선수들에게 나눠주므로 감사의 인사와 함께 한 조각을 받아먹는다. 주로가 경사가 많아 다소 힘들었으나 중심시가지 도로가 아니고 나무와 숲, 논밭이 계속 보이며 그늘이 간간이 이어지므로 뛰기에는 넓은 도로만응 뛰는 것보다는 한결 낫다. 20k를 45분에 지났는데 km당 5분이므로 속도가 더 빨라진 것이다. 조금은 염려스럽지만 17~8k에서 나타나는 통증이 아직은 없으므로 잘만 하면 4시간 안에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한다.
보통은 20k나 하프 지점에서 간식을 나눠주는데 보이지 않으므로 왠지 서운하다. 이곳 까지 오면서도 거리표지판은 드문드문 보이는데 내 페이스를 파악하는데 별 지장은 없다. 비교적 한적한 도로인지 차량은 많이 다니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이 한 걸음이라도 덜 뛰기 위해 커브 지점에서는 반대차로를 질러가게 되는데 이때 나타나는 차량 때문에 선수와 운전자 서로가 불편할 때가 자주 있다. 사고가 나지 않았기 천만다행이지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었고 나 또한 차량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 20k를 지나는데 에스코트를 받고 있는 선두 주자의 모습이 보인다. 180cm도 넘는 키에 웃통을 벗고 뛰는데 얼굴과 몸매가 남자인 내가 보기에도 정말 멋있다. 그늘만 보이면 그 속으로 들어가고 햇볕이 내리쬐는 구간에서는 썬글라스를 끼고 커브가 나오면 가로질러가면서 25k를 09시 15분에 통과한다. 언덕이 조금 나왔다고 k당 6분으로 1분이나 떨어졌지만 다리의 통증에 신경이 쓰여 속도를 더 낼 수도 없는 일이다.
급수는 지금까지 다녀본 대회 중 최고다. 보통 물스펀지를 나누어주는 곳까지 찬 물과 스포츠 음료에 때로는 얼음도 넣어주고 하드도 나누어주는데 정말 충분하였고 고마움을 느낀다. 여기서부터는 간간이 걷는 모습이 보인다. 더운 날씨와 언덕길인데 힘들지 않는다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27k를 넘었을까 반환점이고 바나나 반개와 물 한 컵을 가득 마신다. 조금 길게 쉬면서 간단한 운동으로 물을 풀고 하드를 한 개 받아 주로에 들어선다. 좀 더 숨을 돌릴 겸 나는 먹으면서 걸어가는데 남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하드를 먹으면서 뛴다. 잠깐 동안에 10여명 이상이 앞질러 가므로 까먹은 거리 되찾는다는 생각으로 속도를 조금 내어 28k를 지나니 자주 뵌 칠마회 어르신께서 달려오시는데 참 반갑다. 조금 더 가니 내가 참가한 거의 모든 대회 때 마다 뵌 김무조 어르신께서 특유의 종종걸음 주법으로 부지런히 달려오신다. 이 두 분께서는 과연 연세는 얼마나 되셨는지, 풀코스를 몇 번이나 뛰셨는지 몹시 궁금하며 모든 마라톤대회를 빛내신다는 생각이 든다. 30k를 45분에 통과하였으므로 km당 6분의 시간대이다. 20k를 지나면서 소변을 보았건만 물을 많이 마신 탓인지 으슥한 곳을 찾아 또 작은 일을 치르면서 휴식을 한다.
날은 갈수록 더워지고 바람도 없으므로 한 걸음씩 옮기는 것이 힘들다. 하지만 어쩌랴 ! 계속 가야만 하는 것을. 주로에서만은 걷지 않도록 물을 마실 때마다 계속 조금씩 쉬어 주니 그나마 없던 힘이 난다. 위태위태하면서도 아직까지 다리에서 통증은 느끼지 않는다. 호흡을 놓치지 않고 가다듬으면서 걸음과 보조를 맞추니 힘든 가운데서도 예전 보다는 한결 낫다. 35k를 10시 15분에 통과한다. 계속 6분대는 유지되고 있고 속도를 조금만 더 내면 4시간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자신감은 생기는데 왜 이리 발걸음 떼기가 힘이 드는지. 바나나 반쪽을 먹고 물 두 컵을 마신 후 다시 앞서 가는 선수를 쫓아서 뛴다. 갈 때 수박을 나눠주던 여성분이 또 수박을 나눠주므로 고마움을 표시하고 한쪽을 받아먹는 걸 핑계 삼아 걸어가며 잠깐 숨을 돌린다. 이제부터 골인지점까지는 그늘이 거의 없다. 그저 끝까지 걷지 않고 뛰기만 해달라고 다리에게 통 사정을 해본다. 27k 반환점을 돌 때부터 앞 다투기를 몇 번이나 했던 다섯 분과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치열한(?) 순위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40k를 45분에 통과했으니 계속 6분대다. 마지막 급수대다 싶어 한 잔 가득히 물을 마신다. 이제는 다 왔으니 힘내라고 응원을 해주므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한걸음씩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이제 15분 안에만 도착하면 SUB-4가 가능하므로 힘내자고 마음을 먹지만 다리는 내 뜻에 따라 주지를 않는다. 부대 안으로 들어서니 긴장이 풀린 탓인지 걷는 모습이 갑자기 많이 보이다. 더위 속에 먼 길을 왔으므로 무척 피로하고 힘들 것이다. 1km 남은 지점에서 특별서비스인지 해병들이 또 급수를 해준다. 한 컵 받아 마시고 마지막 남은 힘을 쏟아내서 걸음을 빨리해본다. 뛰나 마나한 속도지만 걷는 사람이 많으니 골인지점까지 10여명 이상을 따라 잡았고 13km의 거리를 앞 다툼한 다섯 분을 이곳에서 모두 앞질렀다. 최종 20여m를 앞두고는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키 큰 분과 단거리 경주하듯이 달렸는데 내가 졌지만 기분은 후련하다. 사회자의 축하 멘트를 들으며 결승점을 통과하니 11시 4분을 약간 넘어서고 있으므로 SUB-4는 실패하였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이다. 아마도 부대 안에서 계속 뛰었다면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5. 소감 및 귀향
학생이 건네주는 물 한 통을 받아 그늘 밑을 찾아들어가 신발과 양말을 모두 벗고 불덩이 같은 발을 식힌다. 맨발로 짐을 찾아와서 샌달로 바꿔 신고 칩을 반납하니 새송이버섯 1kg과 수건 1개를 내준다. 이어 먹거리 배부처에서 밥, 김치, 오징어회무침, 오이냉국과 막걸리를 받아 자리로 돌아왔는데 점심식사로도 충분한 양이다. 옆자리에는 의성에서 참가하신 분으로서 특이한 복장 때문에 각종 대회에서 여러 번 보았으므로 말을 건넨다. 인사를 나누고 막걸리 잔을 교환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음식을 모두 먹은 후 의성 분과는 작별인사를 하고 12시 10분에 대회장을 떠난다. 부대에서 오천4거리 버스정류소 까지는 터벅터벅 걷고, 시내버스에 탑승(1,000\)하여 남부시장까지 이동 후 다시 걸어서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13시 10분이다. 이동 중에 차창 밖을 통하여 본 포항은 바쁘고 깨끗하며 가로수가 많은 도시,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변화하는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사우나를 했으면 좋겠다 싶어 물어보니 꽤 먼 곳에 있다고 하므로 귀가하기로 결정을 하고 동해 행 버스표(21,600\)를 구입하여 13시 44분에 탑승을 한다. 피서 성수기임에도 승차인원은 8명밖에 되지 않는다. 출발하자마자 곧바로 잠이 들었고 병곡휴게소에서 잠이 깨어 잠깐 휴식 후 17시 20분에 동해에 도착을 한다. 병곡 에서부터 근덕 까지는 맑고 푸른 동해와 해송, 백사장, 항구, 방파제, 등대 등이 계속 보이는데 참 아름답고도 시원한 경관이다. 어촌마을을 지날 때의 경치가 좋지 않았으며 도심이나 도로변, 산 등에서와 마찬가지로 해안경관도 전봇대가 가장 많이 해치고 있음을 느낀다. 몸이 찜찜하므로 곧바로 화정원찜질방으로 이동 사우나(4,500\)를 마치고 귀가하니 18시 50분이었으며 31번째 포항 마라톤 여정은 마무리 되었다.
포항은 스쳐가긴 여러 번 했지만 1박을 하기는 처음이고 마라톤대회도 첫 참가이다. 군부대 안을 뛰어보기도 처음이었는데 색다른 경험이었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가장 무더운 시기에 해도 쨍쨍 내리쬐었는데 앞으로 이 보다 더한 날씨에 또 뛰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기대 이상의 기록을 거둬 매우 만족스럽다. 칩과 기념품을 현장에서 나누어준 것은 참가비가 저렴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물품보관소 미 운영, 거리표지가 불규칙하고 작은 점, 도로에서의 차량 미 통제 등은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더운 날씨에 음료수는 어떤 대회보다도 충분하고 만족스럽게 공급되었고 간식도 여러 곳에서 풍족하게 공급되었다. 먹거리 또한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양도 많았고 맛있었다. 부대 밖의 코스가 내겐 조금 힘들었는데 내 능력이 부족한 것을 탓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구간을 뛰는 동안 다리의 통증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페이스와 주법을 잘 조정한 것이 큰 기쁨이다. 마라톤 마니아들이 해병대 부대 안을 뛸 수 있도록 대회를 착안하고 배려해 주신 분들과 성공개최를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내년에는 보다 더 멋지고 훌륭한 대회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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