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과 평화의 땅을 실망스럽게 달린 2009 한반도평화국제마라톤대회(27번째)
1. 대회개요
○ 대회명 : 2009한반도평화국제마라톤대회
○ 일시 : 2009. 5. 10(일) 09:00
○ 장소 : 임진각
○ 주최 : 한반도평화국제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 (주관 : 일산
파주신문사/진행 : 로뎀기획)
○ 후원 : 외교통상부 등 4개 중앙부처, 주한미국대사관 등 11
개 대사관, 파주시 등
○ 코스 : 임진각~자유로~문산I.C~율곡로~자장4거리~율곡로~
임진각
○ 종목 : 4종목(풀, 하프, 10km, 5km)
○ 참가비 : 40,000원(풀코스)
○ 기념품 : 마라톤복(1벌), 완주메달
○ 총경비 : 115,000원(참가비 포함)
○ 소속 : 동해마라톤클럽, 동해시청마라톤동호회
○ 기록 : 03:52:39
○ 우승(일반부) : 미상(5. 12 현재)
2. 참가배경
4월 19일 수원에서 개최된 「제7회 경기마라톤」을 뛴 이후 5월 중에 참가할 대회를 찾다가 집에서 거리는 멀지만 코스가 괜찮아보였기 때문에 참가신청을 하게 되었다. 지난 번 대회 참가 이후 11회에 103km 정도를 뛰었으므로 그리 많지는 않지만 비교적 열심히 연습한 편이므로 크게 걱정은 되지 않았다. 임진각은 지난 해 「2008 경기 평화통일마라톤대회」를 참가했던 곳이다. 대회진행은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대회 날 아침에 도착하여 끝나자마자 바로 귀가하였기 때문에 주변관광지를 전혀 구경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고 지난 해 코스와는 다른 것으로 판단했으므로 다시 한 번 희망을 갖고 찾아가기로 한 것이다.
3. 대회장 도착할 때까지
5월 9일 08시 50분에 아내와 작별인사를 하고 집을 나선다. 파주시내의 관광지 한 곳이라도 확실히 살펴보기 위하여 일찍 출발한 것이다. 동해에서 09시 35분 버스(15,300\)에 탑승 12시 30분에 동서울터미널에 도착, 강변역으로 이동 지하철(1,100\)을 이용하여 서울역에 도착하니 13시 20분이다. 시간 여유가 있기에 ‘백로’에 들어가 우동(5,000\)으로 점심을 때운다. 13시 50분 임진강행 경의선 열차(1,400\)에 탑승 14시 50분에 금촌역에 도착하여 파주시청을 찾다가 행선지를 임진각으로 바꾼다. 15시 50분 열차에 탑승(1,400\) 16시 15분에 임진강역에 도착을 한다. 16시 20분부터 17시 50분까지 임진각관광지 내의 통일공원, 경기평화센터, 임진각, 망배단, 자유의 다리, 평화의 종각, 평화누리공원 등을 두루 구경을 한다. 관광지 주변을 감싸고 있는 철조망과 군 초소 너머로 유유히 흐르고 있는 임진강이 이곳이 북한과의 접경, 국토의 최전방임을 실감케 한다. 공휴일 인지 분단과 평화의 상징적인 장소를 찾아온 관광객 인파가 엄청나게 많다. 넓게 잘 가꾸어진 관광지 안에는 의미 있는 장소들도 많지만 그런 공간을 가지고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는 파주시가 부럽게만 느껴진다.
저녁식사를 하고 잠잘 곳을 찾아 17시 55분 임진강에서 출발하는 열차에 탑승(1,400\) 18시 10분에 월롱역에 도착하였고 역 앞의 순대국 전문식당을 찾아들어가 소주를 곁들여 식사(10,000\)를 한다. 숙소는 대회조직위에서 할인혜택을 준다고 소개한 금강산랜드온천으로 정했는데 그리 멀지 않으므로 걸어서 19시 35분에 도착을 한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카운터에서 마라톤 참가번호표를 보이면서 할인 되냐고 하니 모른다고 하므로 그냥 입장(8,000\)을 한다. 주최 측에서는 숙박업소와 식당 몇 곳에서 할인된다고 안내를 하였기 때문이다. 여러 곳의 찜질방을 가보았지만 공용휴게실, 사우나, 찜질방, 참숯가마 등의 규모가 가장 크게 느껴진다. 사우나를 마치고 찜질방으로 가서 T.V를 보다가 소란스런 와중에도 24시 이전에 잠이 들었는데 종일 걸었던 거리가 제법 많기 때문에 상당히 피곤했던가 보다.
5월 10일 05시 30분에 일어나 찜질방 안의 식당을 찾아가니 07시부터 운영을 한다고 한다. 3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쳐야 하므로 문제가 생긴 것인데 매점도 폐점을 했고 내부에서는 달리 해결할 방도가 없다. 06시 30분까지 사우나를 마치고 걸어서 07시에 월롱역에 도착을 한다. 열차표(1,400\)를 구입한 후 역 앞의 24시 마트에 들어가 바나나우유와 카스테라를 구입(2,300\)하여 아침식사 대용으로 한다. 07시 55분 열차에 탑승하였는데 달림이들로 만원이었고 08시 15분에 임진강역에 도착을 한다. 보통은 출발을 앞두고 대회장의 화장실 이용 때문에 애를 먹는데 어제 한 번 들러본 것이므로 임진각 내의 화장실을 찾아 들어가니 예상대로 조용하였고 충분히 이용을 한다. 평화누리공원으로 이동하여 옷을 갈아입고 물품 보관 장소에 가니 나누어주는 봉투가 너무 작아 있으나 마나하다. 오늘의 복장은 짧은 마라톤복, 모자, 선글라스, 아식스 운동화, 면장갑과 손목 아대, MP3 등이다. 적당한 공간을 찾아 혼자서 몸을 풀다보니 공식행사를 진행한다. 조직위원장인 황진하 국회의원의 대회사, 파주시장의 환영사, 현인택 통일부장관과 미국대사의 축사를 끝으로 사회자가 대회를 안내한다. 모든 대회에서 빠지지 않고 하던 몸매 좋은 여성 에어로빅팀(통상적임)의 몸 풀기와 스트레칭이 없다. 알아서 몸을 푸니 굳이 필요 있겠는가마는 어쨌건 색다르다. 작년에 이 장소에서 열렸던 대회 보다는 참가자가 적어 보인다. 초청인사가 선두에 서고 풀코스부터 장거리 종목 순으로 임진각 입구의 출발지로 이동하여 앞 사람의 등 주무르기 등을 한 후 10부터의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다.
4. 대회 참가 및 완주
09시 10분에 축포소리와 함께 풀코스 참가자들이 출발을 한다. 지난 수원대회에서는 초반에 조금 빨리 뛰어 고생을 한 것 같아 오늘은 맨 뒤에서 달리기로 한다. 4시간 40분대의 페메 뒤에 섰으며 목표기록은 4시간 30분 이내로 잡았다. 구름이 끼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 뛰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로 여겨진다. 인사는 나누지 않았지만 전국 여러 곳의 대회에서 자주 보았던 몇 몇 분들의 이름을 보니 반갑다. 출발지에서는 4차선 도로를 전면 통제하였는데 조금 더 진행하니 2차선 도로를 통제한다. 그리고 5km 지나서부터는 거의 대부분 2차로 한 차선을 주로로 활용한 것 같다. 잘 가꾼 가로수와 화단의 아름다운 꽃, 녹음으로 짙어가는 가깝고도 먼 산, 갈아엎어 놓은 논밭에서 일하는 농부들의 모습 등이 한가롭고 여유 있으며 아름다운 모습들이다. 9시 20 분경에 해가 나지만 무덥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반대편 차선으로는 차량이 통행하지만 많지 않아 매연을 거의 느끼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목적지를 향해 한걸음씩 전진해 나가는데 거리표지판이 보이지 않으니 조금 답답하다. 5km마다 설치해 놓았는가 하는 마음을 가졌는데 결국 그 기대는 무너지고 말았다. 9시 38 분경에 타임매트를 밟았고 뭐 이렇게 빨리 설치해 놓은 대회가 있는가 하는 의아심이 생겼는데 아마도 5km 지점으로 판단된다. 9시 40 분부터는 1차선 부채도로로 뛴다. 조금 더 진행하니 급수대가 보이는데 물은 보이지 않고 포도캔만 보인다. 물을 찾으니 물이 모두 떨어졌다고 한다. 조금 놀랐지만 아직은 참을 만하므로 조금 더 가면 물 스펀지대도 보일 것이고 두 번째 급수대에서 마시자 하는 마음으로 달려간다. 아직까지도 거리표지판은 한 곳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4시간 40분 페메 일행과 달리는 것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져 앞으로 나선다. 조금 더 진행하니 다시 4차선 도로의 2차로가 주로이다. 9시 55분경에 4시간 15분 페메가 앞에 보이므로 너무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지만 그냥 따라서 뛴다. 이곳에서는 풀과 하프코스가 갈라지는 곳인데 안내표지판이 1개 밖에 설치되지 않아 뛰느라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는가 보다. 표지판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어르신이 계시기에 코스를 안내해서 같이 뛴다.
10시 경에 세 번 째 급수대에 도착을 한다. 아마도 10km 지점인 것 같은데 물이 모두 떨어졌다고 하며 포도캔음료를 나누어 준다. 갈증도 나고 급한 김에 그냥 반 캔 정도 마신다. 거리표지가 없어 거리가 어느 정도 되느냐고 물어보니 급수봉사원은 모른다고 한다. 뛰는 선수들이 모두 물 달라고 난리다. 거리표지도 없고 물 공급도 제대로 되지 않는 등 뭐 이런 대회가 다 있냐고 불평불만이 많다. 심지어는 이 무더운 날씨에 사람 잡을 대회라고 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다. 뛰는 것이 바빠서 보지 못했는지 드디어 도로 위에 페인트로 ‘13’이라고 쓰여진 숫자를 발견하고는 이것이 이 대회의 거리표지란 감을 잡는다.그런대 이 숫자만이라도 빠트리지 않고 써놓았으면 덜 답답하였을 텐 데 있다 없다 한 것이다. 율곡로인지 자유로인지 도로이정표를 살펴봐도 도로명이 보이지 않는다. 15km 지점을 지날 때 오른 쪽 무릎에서 통증이 느껴지는데 앞 대회 뛸 때에 비하면 오래 참아준 셈이다. 보폭과 속도를 조금 줄이고 지면을 스치듯이 뛰니 금방 괜찮아 진다. 17km를 지나니 반대편 차선으로 남자 선두가 힘차게 달려간다. 옛날에는 선두의 모습을 보면서 부러워했는데 이제는 내 능력을 아니 그런 마음도 들지 않는다. 판판하게 뚫린 4차선 도로는 끝없이 계속 이어지고 조금씩 부는 바람 속에서도 무더운 날씨 또한 계속되는데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땀으로 뒤범벅이 된 채 한걸음씩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19km 정도를 지났을까 여자 선두가 전혀 지친 기색도 없이 넓은 보폭으로 성큼 성큼 뛰어간다. 키도 별로 커 보이지 않고 몸매도 탄탄해 보이는 게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20km 지점인가 4번째 급수대에 도착해보니 역시 물이 없단다. 봉사하는 여성분이 앞서 간 선수들이 마시다 바닥에 버린 물병을 주어 조금씩 남아 있는 물을 주신다. 미안스러워 하며 친절한 모습인데 너무도 고맙게 느껴진다. 아직까지는 체력, 무릎과 엉덩뼈 등 몸 상태가 괜찮게 느껴진다. 몇 백m 앞에 지하도 반환점이 보인다. 무릎관절이 조금 염려는 되지만 내리막 구간이 뛰기에는 덜 힘들고 좋다. 그러나 내리막이 있으면 반드시 그만한 오르막이 있는 법이다. 그런데 정작 있어야 할 타임매트가 보이지 않는다. 5km지점에 쓸데없이 설치하지 말고 이곳에 설치해야 하는 것 아닌가 ? 아직까지는 걷는 모습을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무더운 날씨에 모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반환점을 돌아 22km지점에 도착하니 이 곳에는 물을 추가로 공급받았는지 물이 풍족하다. 물을 반 병정도 받아 마신 후 감사의 인사를 하고 주로에 다시 들어선다. 이제는 걷는 모습이 간혹 보인다. 뛰어 온 만큼 돌아가야 하지만 더운 날씨에 피할 곳도 없이 뙤약볕 100% 받으면서 멀리도 왔으므로 정말 힘들 것이다. 아직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고 다리도 괜찮아 보이므로 조금 속도를 내어보니 얼마 가지 않아 양 무릎에 미세한 통증이 다시 느껴지므로 보폭은 더 줄이고 발 높이도 더 낮추면서 걸음의 속도를 조금 빨리해 본다.
11시 10분에 25km를 통과한다. 거리는 역시 도로 바닥의 페인트글씨를 보고 알게 된다. 날씨도 덥지만 아스팔트 도로를 계속 뛰니 도로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더 뜨겁게 느껴진다.
나도 힘들지만 걷는 선수들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 그나마 오른 편 쪽으로 임진강이 흐르고 있으므로 시야가 멀리 환하게 트이고 간간이 바람이 불어오므로 천만 다행이다. 강변 옆으로 드문드문 보이는 철조망과 군 초소들이 국경지대이고 전방임을 실감하게 한다. 자꾸 뛰는 리듬이 깨어짐을 느낄 때마다 보폭과 발걸음을 의식하면서 몸에 오는 부담을 최대한 줄이면서 한걸음씩 움직인다. 아마도 27km 지점 정도 되었을까 도로변의 주택 처마에서 여성봉사자가 주는 물을 한 컵 마셨는데 조금 더 가다가 바닥에 급수라고 쓰여 있는 곳에서는 탁자가 도로변에 접혀져 있다. 나도 힘들지만 후끈후끈 달아오르는 도로 위에서 교통 통제하는 경찰관, 해병전우회원, 모범운전자들의 모습이 안쓰럽다. 끊어질 듯 하며 드문드문 길게 늘어서 뛰는 선수들의 모습에 짜증이 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1시 40분에 30km를 통과한다. 오르막이 꽤 길게 이어지고 있어 여러 명이 걷는다. 그런 모습을 자꾸 보니 따라 걷고 싶지만 아직까지는 견딜만하다. 32km지점의 급수대에서 물을 한 컵 마시고 도로변 풀숲에서 다른 선수들을 따라 소변을 보고 잠시 동안 몸을 풀어준다. 이젠 슬슬 한계가 오는가 보다. 한걸음씩 내딛는 것이 너무 힘들고 자꾸 걷고만 싶어진다.
특히 허리의 통증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대략 35km지점 까지 2번을 그늘에 들어가 허리와 무릎운동을 하며 근육을 풀어주고 속도를 조금 더 늦추며 달린다. 잠깐 쉬는 도중에 4시간 15분으로 보이는 페메 2명이 앞질러 간다. 시간상으로 봐서는 아직은 여유가 있는데 벌써 앞서가므로 페메가 빨리 달린다는 생각을 갖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따라갈 수가 없다. 12시 20분에 35km 지점에 도착한다. 잠깐 앉아서 초코파이와 오렌지쥬스캔 1개씩을 먹은 후 잠시 근육을 풀어주고 걷다가 도로변에 반 병 쯤 남아있는 물병을 주어 든다. 골인 지점까지 가는 도중에 어디서 물을 공급해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놓쳤는지는 모르겠으나 이후부터는 아무리 도로바닥을 내려다봐도 거리표시가 보이지 않는다. 얼마나 남았는지 알아야 뛰든 걷든 쉬든 조금씩 조절을 할 텐데 참 답답하기 그지없다. 힘들고 정신도 없어서 주최 측을 탓할 욕도 나오지 않고 그저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고픈 마음뿐이다. 이때부터 골인지점까지는 1부터 100까지 세면서 2번을 걷고 인천에서 참가한 분과 2분여 정도 걸으면서 얘기한 것 외에는 꾸준히 달렸다. 잠깐 나눈 대화의 내용은 급수대 운영 미흡, 거리표지판 미설치, 코스와 날씨가 상당히 힘들고 거리가 조금 짧은 것 아닌가 하는 것 등이었으며 의견을 같이 했다. 3~4Km를 같이 움직이면서 마라톤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고 동시에 골인했으며 악수를 나누고 작별인사를 했다. 골인시간은 13시 05분을 넘고 있었는데 최종기록은 03:52:39초로 핸드폰에 찍혔다. 참가선수가 많지 않았고 자원 봉사하는 학생들이 없어서인지 골인지점을 통과하는 선수들을 반겨주는 환영인파도 많지 않았는데 지금까지 다녀본 대회 중 가장 조촐한 피니쉬라인 분위기가 아니었을까 ?
5. 소감 및 귀향
물을 1병 받아 마시고 물품보관소로 이동하여 칩을 반납하니 간식(쵸코파이 1, 포도쥬스캔 1)과 완주메달을 주는데 간식이 수준이 다른 대회와는 너무 비교된다. 하지만 더 달랄 수도 없고 별수 없는 일이다. 이제는 귀가할 시간에 쫓겨야 하므로 운동화를 벗어놓고 고마운 마음으로 간식을 먹으면서 미군악대의 연주를 잠시 구경한다. 옷을 갈아입고 임진강역으로 이동하니 지친 선수들이 한 명씩 골인지점을 향해 달려온다. 참 무더운 날씨에 운영 미숙한 대회에서 고생이 많다는 위로의 마음과 함께 그나마 조금 빨리 들어온 나는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3시 55분 열차에 탑승 15시 25분에 서울역에 도착하였고 15시 30분 지하철에 탑승하여 강변역에 도착하니 16시 10분이다. 동해 행 18시 57분 버스표를 산 후 인근의 동방사우나(3,000\)로 들어가 스트레칭과 온탕·냉탕을 오가며 몸의 피로를 풀어준다. 17시 35분에 같은 건물 내의 들녘식당으로 들어가 오늘 중 유일의 제대로 된 식사한 끼를 소주와 곁들여 갈치조림(10,000\)으로 한다. 18시 57분 동서울을 출발해서 21시 46분에 동해터미널에 도착하였고 주차해 둔 자가용을 이용 집에 도착하니 22시 07분이었으며 이틀간의 27번째 마라톤 여정이 비로소 마무리되었다.
몸을 다친 후 5개월 보름 만에 풀코스를 뛴 후 20일 만에 다시 풀코스를 뛰었다. 상당히 오랜 시간 뛰지 않았건만 몇 년간 다져진 몸이 짧은 시간에 회복되었음을 느낀다. 완주 후 귀가하면서 계단을 오르내리는 중에도 무릎과 엉덩뼈 등이 가장 괜찮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참가 선수들이 힘들어하였고 많은 불만을 쏟아낸 대회였다. 물론 조직위원회와 이벤트사에서도 나름대로 노력을 하였겠지만 나와 같이 전국의 마라톤대회를 찾아다니며 대회를 즐기고 빛내주는(?) 선수들이 매우 많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는다. 마라톤대회가 좋아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대회비를 내고, 그 지역의 관광지를 구경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하는 선수들이 있어야 대회가 열릴 수 있는 것이다.
내게 코스는 만족스러웠으며 날짜도 잘 택일해서 덜 힘들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또한 참가자수를 늘리기 위해서였고 금액은 그리 많지 않지만 서울역과 임진강역의 왕복열차표 지급은 매우 고맙게 느껴졌다. 그러나 대회 운영에 있어서는 물품보관소 운영 미흡(작은 봉투 공급, 코스별 미구분), 스트레칭 및 몸 풀기 체조 미실시, 급수대 운영 미숙(1회용 컵 미비치 및 물병 공급), 거리표시 미설치, 풀과 하프 분기점 안내 부족, 물 스펀지대 미설치, 간식 미흡 등 전반적으로 참가했던 대회 중 가장 미흡했던 대회로 기억남을 것 같다. 다시 뛰게 될 지 알 수 없지만 만약에 2010 이후에도 계속해서 개최할 계획이라면 획기적인 변화와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지역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위해 개최한 행사가 오히려 안하느니 보다 못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마라톤 마니아들을 위해 5시간 이상 차량통제를 함으로써 많은 불편을 겪었을 시민들과 대회 운영을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다음에는 보다 더 훌륭한 대회로 치르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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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연속 첫 풀 참가 「스포츠서울마라톤대회」(3... (4)
분단과 평화의 땅을 실망스럽게 달린 2009 한반도...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