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보름만의 풀코스 도전, 제7회 경기마라톤대회(26번째)
1. 대회개요
○ 대회명 : 제7회 경기마라톤
○ 일시 : 2009. 4. 19(일) 08:00
○ 장소 : 수원종합운동장
○ 주최 : 경기도, 수원시, 화성시, 경기일보
○ 코스 : 수원시, 화성시 일원
○ 종목 : 4종목(풀, 하프, 10km, 5km)
○ 참가비 : 40,000원(풀코스)
○ 기념품 : 모자, 타올, 면양말
○ 총경비 : 154,850원(참가비 포함)
○ 소속 : 동해마라톤클럽, 동해시청마라톤동호회
○ 기록 : 04:42:16.16(297위/1184)
○ 우승(일반부) : 02:37:40.45(김광연)
2. 참가배경
2008년 11월 2일 ‘2008 중앙서울마라톤대회’를 뛴지 3일째인 11월 5일 팔씨름하다 왼쪽 팔이 부러져 수술과 치료를 받느라 몇 달을 뛰지 못했다. 치료받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12월에 ‘2009 동아마라톤대회’를 성급하게 신청은 하였으나 팔의 상태가 좋지 않아 무리해서라도 참가할까하다가 더 큰 화를 자초할까 염려되어 포기하였다.
이 일 저 일 바쁜 와중에도 마라톤의 끈을 절대 놓지 않고 꾸준히 매달렸는데 5개월이 지나도록 풀코스 한 번 제대로 뛰지 못하니 몸살이 날 지경이다. 아픈 팔 때문에 연습도 제대로 할 수 없지만 모임 자주 참석하고 술을 자주하다보니 올바른 연습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하루 빨리 풀코스를 뛰고 싶어 일단은 4월부터 마라톤 여행을 다시 시작하기로 작정을 하고 가보지 못한 적당한 대회를 찾아본다. 매주 마다 많이 열리지만 정해진 스케줄을 고려해서 찾아보면 쉽지가 않다. 서울에서 개최되는 행사가 너무 많고 참가 후 귀가하는 시간대까지 검토를 해야 하므로 동해에서 너무 먼 곳 까지는 다소 무리이기 때문이다. 수원은 2004년에 화성행궁 구경 차 한 번 가본 적은 있지만 수원화성으로 너무도 유명한 곳이므로 주저 없이 참가신청을 하였다. 대회 전주인 4월 12일 까지 연습한 것은 17회에 157km 밖에 되지 않지만 풀코스를 25번 뛴 경험이 있으므로 큰 염려는 하지 않는다.
3. 대회장 도착할 때까지
★ ‘국가 정보화 선진화방안 심포지엄’ 참석
공식행사 참석과 방송대학교 과제물 자료수집, 그리고 마라톤 대회 참석차 4월 17일 09시에 집을 나선다. 14시부터 광화문프라자호텔에서 개최되는 ‘국가 정보화 선진화방안 심포지엄’에 참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09시 35분 행 버스를 타고 12시 30분에 동서울에 도착을 한다. 점심식사를 하고 지하철을 이용하여 호텔로 이동 하였고 14시부터 17시 30분 까지 행사 참석을 한다.
서울시청 앞에 위치한 호텔이므로 서울시청 건축공사가 궁금하여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청 앞 잔디광장에는 장애인 관련 행사 준비가 한창이고 시청은 기초공사 진행 중이다. 17시 40분부터 18시 40분 까지는 청계광장과 청계천을 구경하였는데 정조대왕 능행차전도와 거리 연주가, 중국 등 수많은 외국 관광객, 여유롭게 산책하는 많은 시민들을 볼 수 있었다. 빌딩 숲 사이에서 보는 생생한 풀과 나무들, 깨끗한 물과 여러 종류의 물고기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였다.
저녁식사 할 곳을 찾아 헤매다 ‘중구 음식․문화 특화거리’를 발견하였고 원조영덕막회집에 들어가 회밥과 소주로 한 끼를 때운다. 이 곳은 재래시장과 비슷한 곳으로서 거리 가득 인파로 붐비었고 회집도 100여명의 손님으로 만원이 되어 자리를 구하지 못해 돌아가는 사람도 여러 명을 볼 수 있었다.식사를 마치고 19시 40분 부터 20시 40분 까지 청계광장에서 개최되는 등(燈)전시회와 공연을 구경하고 숙박을 해결하기 위해 강변역으로 이동하여 22시에 강변스파랜드를 찾아 들어간다.
★ 광릉수목원 관람
4월 18일 10시에 숙소를 나와 설렁탕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동서울터미널로 향한다. 10시 40분 시외버스를 타고 11시 30분에 광릉내에 도착하였고 이리저리 물어 광릉수목원에 도착하니 12시 30분이다. 이곳을 찾은 목적은 방송통신대학교 관광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데 1학기 중간고사 과목 중 자연자원의 이해 과제물이 ‘환경해설프로그램 참가 후 평가’로서 자료 수집 때문이었다.
13시부터 14시 20분 까지 숲 해설가의 안내를 받으며 10여명의 관람객과 일행이 되어 수목원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광릉숲은 1468년부터 국가적으로 엄격하게 보호 관리해 온 국내 최고의 숲으로서 1987년부터 일반에게 공개한 곳이라고 한다. 예약자에 한해서 관람이 가능하며 관람료는 1,000원(성인)으로서 수목원의 일부 밖에 보지 못하였지만 아름다운 숲이 잘 보존되고 있는 것이 감명 깊게 느껴졌다.
14시 30분에 수목원을 나와 광릉내와 의정부를 거쳐 수원공용터미널에 도착하니 18시 30분이다. 18시 50분에 인근의 식당에서 생선구이로 저녁식사를 하고 20시 40분에 터미널 건물 안의 찜질방 밀리오레를 찾아 들어간다.
★ 대회장 이동
05시에 일어나 찜질방 안의 식당에서 된장찌개로 아침을 먹는다. 07시 05분 까지 사우나를 하고 07시 10분부터 07시 35분 까지 좌석버스를 이용하여 수원종합운동장으로 향한다. 수원시는 경기도청 소재지로서 1949년에 시로 승격되었고 인구는 110만 명이며 최근 MBC에서 방영된 이산(정조대왕)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으로 유명한 곳이다. 종합운동장 주변에는 야구장, 체육관, 워밍업장 등이 설치되어 있는 스포츠 타운으로서 잘 조성되어 보인다. 몇 가지를 한 번에 해결하려다보니 양복을 입고 갔는데 옷 갈아입고 물품을 보관하는 것도 몹시 불편스럽다. 출발시간을 1시간 정도 앞두고 있음에도 운동장은 달림이들 때문에 제대로 걸어 다닐 수 없을 정도의 인파로 가득하고 생동감이 넘쳐흐른다. 짧은 마라톤복, 모자, 선글라스, 아식스 운동화, 면장갑, MP3 등으로 복장을 갖춰 입는다. 오늘 참가한 인원은 11,000여 명에 달하는데 경기도지사, 수원시장, 화성시장의 인사말씀 에 이어 여성 에어로빅단원들의 율동에 맞춰 몸을 푸는 등 정해진 식순을 진행하는데 짧아서 좋다.
4. 대회 참가 및 완주
08시 32분에 축포소리와 함께 풀코스 참가자들이 출발을 한다. 날씨는 맑고 시원해서 뛰기에 좋게 느껴진다. 2차선 내지 4차선의 교통을 통제하므로 매연을 느끼지 도 않고 한 발 한 발 진행하면서 접하는 도로 양편의 깨끗한 거리가 뛰는 지루함을 덜어준다. 올해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화성을 통과하는 코스로 변경을 했다는데 2.5km 지점에서는 장안문을 3.5km에서는 팔달문을 지난다. 9시경에 5km를 통과하는데 28분 걸렸으므로 너무 빨리 달렸다. 아직은 컨디션이 매우 양호하므로 조금은 욕심이 나지만 무리하지 말자고 다짐을 한다. 물을 한 컵 마시고는 4시간 20분 페이스메이커 대열 20여명에 합류해서 달린다. 7.5km의 물스펀지대를 지나쳐 8km를 통과하니 오른쪽 무릎에서 적은 통증이 느껴지므로 보폭을 줄인다. 보통은 18~25km 지점에서 아픔을 느끼는데 너무 빨리 찾아온 것이다. 10km를 9시 30분에 통과하며 이온음료 한 컵을 마신다. 페메그룹과 달리는 것이 오버페이스가 아닌가 조금은 염려되지만 계속 따라간다. 간간이 손을 흔들며 환호해주는 시민들과 50m 간격으로 주로에 서 있는 학생들의 응원이 힘이 된다.
11km를 지나니 교통 혼잡지역인지 한 차선만 주로로 활용을 하고 차와 같이 달리므로 매연을 심하게 느낀다. 12.5km 지점에서 다시 오른쪽 무릎에 통증이 오므로 속도와 보폭을 줄인다. 15km를 10시에 통과하면서 물을 한 컵 마신다. 허리에 통증이 느껴지므로 잠시 멈춰 서서 허리운동을 한다. 같이 달리던 페메그룹과 동행하는 것이 무리다 싶어 뒤로 처진다. 왼쪽 무릎의 통증이 왔다 갔다 하는 가운데 허리 통증이 시작되어 벌써부터 최악의 상황을 맞았으니 보통 일이 아니다. 하지만 어쩌랴? 목적지 까지 갈 수 밖에... 20km를 10시 32분에 도착했는데 다른 모든 대회에서 일반적으로 지급하는 간식이 없다. 참 특별한 대회로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물 한 컵 마시고 몸도 좀 풀고 으슥한 곳을 찾아 소변을 본 후 10시 35분에 출발을 한다. 아직 까지는 페메그룹이 20여m 앞에서 달리고 있으므로 제법 잘 따라왔다는 느낌이다. 이제부터는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 나도 힘든 만큼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이해가 된다.
22km를 지나니 약해지던 허리의 통증을 또 느낀다. 이제부터는 주로가 도로 안쪽으로 바뀐다. 교통통제에 따른 운전자들의 편의를 고려하여 도로여건에 맞게 코스를 만드느라 그런 것일 게다. 날씨는 갈수록 무더워지는데 차량의 매연을 마시면서도 50여m 간격으로 늘어서서 파이팅을 외쳐주며 응원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안쓰럽다. 우리들이야 달리는 것이 좋아서 대회가 열리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지만 저 학생들은 무슨 이득이 있어 그럴까 생각하니 그저 고마운 마음뿐이다. 25km를 11시 5분에 통과하면서 물을 한 잔 마신다. 5km를 30분에 달렸으니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얼마나 더 가려는지 걱정스럽다. 이제는 온 몸의 마디마디가 아프다. 호흡도 거칠어지고 힘도 많이 빠졌다. 몸에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하면서 그냥 습관적으로 한 걸음씩 내딛을 뿐이다. 11시 39분에 30km에 도착하였으니 5km에 34분이 걸렸는데 체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이다. 바나나 1개와 이온 음료 한 컵을 마시고 몸을 조금 풀어준 후 11시 40분에 출발한다.
31km를 조금 지나니 지하차도가 보이는데 더위에 지친 선수들이 대부분 걸어서 간다. 나도 너무 지치고 힘이 들어 걷기 시작했는데 길이가 몇 백m는 됨직한데 이어지는 코스가 언덕인 탓에 계속 걷는다. 아마도 10여분은 걷지 않았을까 ? 내가 마라톤을 하는 게 맞는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지만 힘드니 도리가 없다.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도 못한 상태에서 완주만 하면 되니 뛰다가 힘들면 걷기로 마음을 바꾼다. 35km를 12시 20분에 지나면서 쵸코파이 1개와 물 한 컵을 마시고 잠깐 몸을 푼 후 주로에 들어선다. 5km에 40분이 걸렸으니 이건 아예 걸은 것이나 다름없다. 37km 지점부터는 주로로 확보된 2차로로 차량들이 마구 들어오므로 차량눈치를 봐가면서 뛰어야 할 판이다. 38km에 오니 교통통제요원들이 인도위로 뛰라고 안내를 하는데 오히려 그 편이 낫다 싶다. 날씨도 무덥고 차량 때문에 신경도 쓰이는 까닭인지 인도 위를 뛰거나 걷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여기서 4시간 40분 페메가 앞질러 가는데 따라갈 힘도 없고 멍하니 바라만 본다. 38.5km를 지나니 거의 한계에 다다라 앞서 걷는 선수 옆으로 다가가 말을 건넨다. 이 분하고는 40km까지 조금씩 뛰거나 걸으면서 동행을 했다. 서울에서 오신 분인데 풀코스를 4번 뛰었으며 오늘 대회의 날씨, 코스, 주자들에 대한 배려 등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얘기를 하는 것으로 보아 나와 같은 심정인가 보다. 너무 힘들게 여기 까지 왔으며 5시간 안에만 뛰면 된다는 생각도 나와 같았다.
40km를 13시에 지나면서 물을 두 컵이나 마신다. 이제는 주로로 뛰는 모습 보다 인도 위로 뛰는 모습이 더 많이 보이고 도로를 건널 때는 신호등에 맞춰서 건너야 할 판이다. 골목에서 나오는 차량과 인도에서 마주 오는 행인들을 피하면서 뛰는
것이 동내에서의 조깅도 아니고 우스꽝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마지막 2.2km에 12분 걸렸으니 없던 힘 최대한 짜내어 제법 열심히 뛰었다고 할 수 있다. 손 흔들어 주고 환호성 지르는 학생들과 시민들이 많이 보이는데 힘이 안날 수 있겠는가 ?
그리고, 많은 사람들 앞을 걸어서 갈 수는 없잖은가 말이다. 골인지점을 통과한 시간이 13시 13분을 지나고 있었고 조금 있으니 한동안 동행이 되어준 서울 분이 들어온다. 서로의 완주 축하와 다음에 볼 것을 기약하며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작별을 한다.
5. 소감 및 귀향
물을 몇 잔 받아 마시고 칩을 반납하니 도시락과 간식(빵 2, 물 1, 바나나 2), 완주메달을 준다. 물품을 찾은 후 운동장에 앉아 도시락을 먹으면서 나 보다 더 늦게 골인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14시에 마라톤복 차림으로 운동장을 나서 사우나를 찾아 헤매다 14시 10분에 메가스파랜드를 발견하고 들어간다. 15시 15분까지 사우나를 하고 나니 몸이 한결 가뿐하고 양복으로 갈아입을 맛이 난다. 15시 55분에 수원터미널에 도착하여 16시 35분 강릉 행 버스에 탑승하였고 강릉에서 19시 05분 동해 행 버스로 갈아탄 후 19시 40분에 동해터미널에 도착하였다. 3일간 노상에 방치해 둔 승용차를 이용하여 집에 도착하니 20시였으며 3일간의 마라톤 여정이 비로소 마무리 되었다.
몸을 다친 후 5개월 보름만의 풀코스 도전 ! 몹시 힘들었지만 무사히 완주하였다. 하마터면 막판에 포기를 하거나 5시간을 넘길 수도 있었는데 제한 시간 안에 달려준 몸이 무척이나 고맙게 느껴진다. 일과 술 등으로 상당히 많은 스트레스를 늘 받고 있음에도 잘 지탱하여 나에게는 자신감을 충족시켜주고 남에게는 체면을 살려준 것이 정말 고맙다.
오랜만에 뛴 탓도 있겠지만 내게 있어 코스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늘 새로운 대회를 찾아 뛰므로 다시 뛸 기회가 올지 알 수 없지만 지금으로서는 내키지 않는다.
이제 마라톤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특색 있는 이벤트나 지역적․세계적인 축제로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관광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대회가 수원시나 화성시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마라톤 매니아들을 위해 5시간 이상 차량통제를 함으로써 많은 불편을 겪었을 시민들과 성공적인 대회 운영을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다음에는 보다 더 훌륭한 대회로 치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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