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시 : 2006년 6월16일 ~ 18일, 맑음
- 시 간 : 6/16 24:00 ~ 6/18 11:18
- 내 용 : 낙동강일원에서 35시간18분 동안 200km 울트라마라톤대회 참가
착용운동화 : 1~103km (아식스2090), 103 ~ 200km (faab911)
작년 초에 울트라마라톤을 해 보려고 준비를 하다가 조금 무리를 해서 부상을 입는
바람에 중단을 하고, 춘천을 다녀온 후에 다시 준비를 하여, 올 1월에 제2회 부산
비치울트라마라톤 대회를 시작으로 이번까지 100km 3회, 200km 1회를 완주했다.
인터넷과 클럽회원중 먼저 울트라마라톤을 시작한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조금씩 준비를 한 것이 울트라코스를 완주할 수 있었던 지름길인 것 같다.
16일 오후2시반, 동해시외버스터미널에서 상식,철회,상문회원과 부산을숙도 대회장
으로 출발을 했다.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대회장에 도착한 시간은 동해를 떠난 지 6시간반이 지나
서야 가능했다.
시내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출발지인 을숙도 수자원공사 본관앞에 도착하니 9시반,
출발시간까지는 2시간반의 여유가 있었다.
다리에 테이핑도하고, 접히는 곳(?)마다 바세린도 듬뿍 바르고, 달리는 도중 일용할
양식도 챙기고 나니 1시간여 시간이 남는다.
공원 빈 벤치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며 눈을 감으니 만감이 교차한다.
괜한 짓 하는 건 아닌지, 나 때문에 다른 동료들까지 고생시키는 것은 아닌지…….
무리하게 달리리다 부상이나 크게 입어 한 동안 달리지도 못하는 건 아닌지……….
출발시간이 다가올수록 불안한 마음에 화장실 찾는 횟수만 잦아졌다.
<0 ~ 50km>
16일 밤 12시 정각에 을숙도 수자원공사 본관 앞을 233명의 틈새에 끼여 출발했다.
낙동강 제방 뚝을 따라 밀양 방면으로 15km정도 올라가다가 지방도로로 들어서지만
어딘 줄은 모르고 앞서가는 무리들만 따라 갈 뿐이다.
25km지점쯤 작은 산을 하나 넘었을 뿐, 40km까지는 거의 평지였던 것 같다.
41km지점부터 3km정도 고갯길을 올라가니 먼동이 트기 시작했고, 제1CP인 48km
지점에 도착하니 6시40분쯤 된 것 같았다. (Cut off시간 : 8시)
이곳에서 주최측에서 준비한, 죽 한 그릇으로 아침으로 대신하고, 빈병에 물도
채우고 화장실도 다녀온 후 제2CP인 103km지점을 향해 출발한다.
<50 ~ 103km>
대회기간 중 제일 힘들었던 구간이었던 것 같다.
16일 일기예보로는 구름 많이 낀 흐린 날씨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하늘을 쳐다
보니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바람까지 없어, 더위에 특히 약한 나는, 이제 4/1밖에
오지 않았는데 앞으로 갈 길에 맥이 풀려버렸다.
8시 무렵, 60km 표지판이 보일 때 재영이의 응원의 전화를 받았다.
힘내라는 말에 죽는소리는 했지만, 큰 힘이 되었다.
이 구간도 크게 높은 산은 없고 평지가 대부분이었지만 아침부터 더위가 장난이
아니었다. 더위를 식히려고, 농수로에 걸터앉아 발도 물에 담궈보고, 상점이 나타
날 때마다 아이스크림이며 음료수로 더위를 식혀도, 1km이상 계속 달리기가 힘들
정도였다.
함께 간 4명중, 3명은 함께 달리고, 상식씨는 5~6km정도 앞서 달리고 있었는데
앞서가며 핸드폰으로 코스상황이며 상점위치, 식당위치등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90km지점부터 한낮에 이어진 1.5km 길이의 오르막이 계속되는 상천재등
난코스를 미리 알려준 정보 덕분으로, 준비한 얼음으로 온몸을 마사지하며 통과할
수 있어 더위를 이기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103km지점인 제3CP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2시반쯤 (cup off시간 16시),
이곳은 바꿈터로 땀으로 젖은 옷이며, 신발을 바꾸어 신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낙동강 이룡교를 건너 이제부터는 다시 을숙도로 돌아가는 길이 된다.
<100 ~ 148km>
바꿈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출발을 해, 멀리 달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10km정도 달리니 아직까지 중천에 떠있는 태양 때문에 이내 지치고 말았다.
110km부근에 영산 길곡주유소라는 곳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먼저 온 달림이들이
무리를 지어 쉬고 있었다.
이곳 화장실에서 머리도 감고, 등목도하고, 그늘에서 잠시 휴식도 취했다.
울트라대회때마다 매번 주유소에서 물 공급, 화장실사용등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역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주유소 사장님들 정말 고맙습니다.
이후 뚝방길을 따라 곧바른 지루한길을 1시간정도 달려, 임해진삼거리에 도착했는
데 식당이 있는 것 같아 저녁을 해결하려고 몇군데 물어보았지만 식사가 안된단다..
구멍가게에서 빵과 음료수로 끼니를 때우고 출발하려는데, 드디어 몸에 한계가 온
것 같은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허리도 아프고, 똥꼬도 아프고, 특히 발바닥이 아파 걷기가 힘들 정도가 되었다.
앞으로 전진하는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다행히 날은 어두워져,
더위는 느껴지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115km부근에서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함께 동반주하던 철회씨를 억지로 보내고
그 이후는 상문이와 둘만의 동반주를 계속했다.
하지만, 코피까지 쏟으며, 뭉쳐오는 허벅지 근육때문에 고생하는 상문이가 더
큰일 이었다.
결국 멀리가지 못하고 121km쯤에서 더 이상 못가겠다는 상문이를 남겨두고, 혼자
20여분 달렸을까? 가뿐 숨 몰아쉬며 상문이가 다시 따라 붙는다.
하늘향해 두팔,두다리들고 누워 있어보니 집사람 생각도 나고 도저히 억울해서
포기를 못하겠다나??
이후, 마음을 다잡고 20여km를 걷다 뛰다를 반복하면서, 천태산 제3cp를 향해
뛰어올라가다가 재발되는 근육 뭉침으로 상문이의 또한번의 포기의사가 있었지만,
잠시쉬고 재차 따라 붙은걸 보면 상문이의 정신력과 끈기 하나만큼은 정말 높이
살만하다.
제3CP인 148km지점 천태산 정상에 도착한 시간은 제한시간인 18일 새벽2시보다
50여분 빠른 새벽1시10분경이었다.
이곳에서 국밥 한 그릇으로 빈속을 채우고, 10여분동안 눈을 붙였다가 산을 내려
오기 시작한다.
<148 ~ 200km>
천태산 내리막길을 달려 내려오다가 도저히 졸음을 참을 수 없어 도로 옆 빈공터
맨바닥에 누워 잠시 눈을 붙였다가 추워서 일어나니 겨우 5~6분간 잠들었을 뿐
이다. 그러기를 여러 번 반복하며, 굽이굽이 많이도 돌아왔다고 생각 했는데
10km, 아니 1km는 참으로 멀기만 합디다.
또다시 아침은 밝아오고 양산시내가 보이는 오봉산 옆 고개길을 내려오다보니
새벽 산책을 나온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측은한 듯 걱정어린 눈빛으로 쳐다 보시며
파이팅을 외쳐 주십디다.
다시 이어지는 낙동강 둑길 직선 주로를 달리는 것은 완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새로운 희망이었습니다.
선행 주자들은 멀리 갔는지 보이지 않았지만,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어 걱정은 되지
않았습니다.
가도가도 끝이 없을 것만 같은 하구언 뚝길,
직선 주로였기에 더욱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 길에 깔린 4km정도의 우레탄코스는 500리 먼 길을 달려온 주자들을
위해 깔아놓은 빨간 주단 같았습니다.
긴-뚝길을 지나 하구언 다리에 올라서니 강과 바다의 바람이 땀에 젖은 주자의 온
몸을 휘감아 돕니다.
또 한번 해냈다는 만족감에 피곤함도 잊은 채, 억지로 웃으며 옷 매무새 가지런히
하고 피니쉬 라-인을 통과 했습니다.
※ 달리는 도중, 보내주신 회워님들의 격려전화(불통지역이 많아 통화를 못한 전화
가 많음)와 문자메세지가 힘들고 어려울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제한시간(36시간)내 완주자 : 233명 중 131명, 완주율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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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양양송이컵 울트라 참가기 (1)
제1회 물사랑낙동강200km참가기 (1)
술은 소량이라도 운동능력을 떨어뜨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