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잠에서 깨어 이것 저것 준비하고
5시에 종합운동장에 모여 춘천으로 출발.
6시 반쯤 횡성 휴게소에서 순두부찌게, 찰밥으로 아침을 먹고,
8시 조금 넘어 춘천 종합 운동장 도착.
유니폼 갈아 입고, 여기 저기 공사(젖꼭지에 반창고, 겨드랑이,
사타구니에 바세린, 어깨, 얼굴에 썬크림)하고, 몸 풀다,
같이 뛰기로 한 형님과 조우..
멋진 몸매에 "포~스"가 느껴지는 눈매 ^^
형님 일행과 기념 촬영을 하고,
운동장에서 근 30분을 기다리다 맨꽁지(N그룹)에서 출발!!
0~5km : 33분 55초
처음 출발하자마자, 형님을 놓치고(ㅠ.ㅠ)
형님과 같이 오신 일행분과 동반주..
분당 6분 30초 ~ 7분 페이스로 뛰었는데
형님은 더 천천히 뛰셔서
조금 뛰다 뒤돌아 보니, 사람 속에 묻혀서 보이질 않는다.
나중엔 뛰다보면 만나겠지..하고 가는데,
첫 언덕부터 몸이 가볍지가 않다.
다행히 날씨가 좋고 덥지 않아 그럭저럭...
~10km : 34분 32초 누계 1:08' 27"
6키로 지나고선 같이 뛰던 일행까지 놓치고..(볼 일 보느라)
혼자서 터벅터벅..
7.5키로 의암교에서의 멋진 모습에 잠깐 힘을 내지만,
영 컨디션이 엉망이다..
그래도 시원한 바람에, 멋진 단풍에, 사람 구경에 잘 흘러 간다.
(단풍이 덜 들었고, 의암호가 맑지 않고 흑탕물이라 풍경이 반감)
~15km : 38분 31초 누계 1:46' 58"
11키로 지나면서 형님을 기다리면서 걸었다.
꽤 오래 걸은것 같은데도 안 오시네..
이러다가 내가 먼저 지치겠다.. 컨디션도 안 좋은데..
나중에 만나겠지.. 하면서 다시 출발.
가장 뒤쪽에서 뛰어보니, 앰뷸런스가 바쁘다.
벌써 중간 중간 누워있는 사람도 보이고.
~20km : 35분 53초 누계 2:22' 51"
중간에 꽤 지루한 구간이다.
계속해서 보이던 의암호도 안 보이고, 마을로 들어서서
달리니, 코스도 재미없고, 조금씩 힘이 들고..
그래도 여기서 털보아저씨(윤태석선배님)를 만나서 즐겁게 동반주.
내 유니폼(동해마라톤)을 보고 말을 거시는데, 고향이 삼척이시라고..
역시 혼자 뛰는 것 보다, 이런 저런 얘기 하면서,
동반주 하는게 훨씬 덜 힘들다.
점심 먹을때까지(20키로 지점에서 쵸코파이) 동반주.
~25km : 50분 17초 누계 3:13'08"
쵸코파이를 3개나 먹었다. 조선, 동아 대회는 35키로 이후에
꼭 허기를 느끼게 되어서 미리 듬뿍(?) 먹어 두었다.
여기 지나면 형님 만나도 별 도움(?)이 안 될것 같아
쵸코파이 먹으면서 10여분을 기다렸더니 열심히 뛰어 오신다 ^^
여기서부터 형님과 동반주.
다시 의암호를 바라보며 뛰니 좀 낫긴 한데,
다른 대회때 35키로 정도 뛴 느낌만큼 힘들다.
~30km : 40분 25초 누계 3:53'33"
중간중간 힘든 언덕을 오르면서 드디어 춘천댐(?)을 건넜다.
22~23키로 뛸 때, 의암호 반대편에서 터널을 지나면서
사람들이 함성을 지르는데, 이제야 우리는 그곳을 통과한다.
그래도 우리도 함성 한번 씨게 질러 주고 통과..
터널을 지나자마자 짧지만 높은 언덕이 나온다.
형님이 여기서 처음으로 걷자신다.
30키로 지점에서 바나나로 허기를 달래고..
~35km : 45분 08초 누계 4:38'41"
여기서부턴 형님이 처음!! 뛰어 보신다는 거리.
한걸음, 한걸음이 새로운 개척이다.
허나!!! 기운은 빠질대로 빠져 거의 키로당 9분 정도 속도다.
이정도면 걷는 속도나, 뛰는 속도나... 시늉만 뛴다.
나도 25키로, 30키로 지나고 나서부턴 회수차만 눈에 보인다.ㅎㅎ
형님과 같이 뛰지만 않았어도, 벌써 포기하고 회수차에 올랐을거다.
얄미운 회수차 기사.. 힘들게 힘들게 뛰고 있는데,
바로 옆에 와서 차문을 스~윽 하고 열고 기다린다.
잠깐의 갈등 후에, 생까고 쭈욱~~~ 걸어나간다.
~40km : 44분 40초 누계 5:23' 21"
이젠 교통통제도 거의 풀렸다.
차도 전차선을 점거하고 뛰다가, 갈수록 주로가 좁아지고,
이젠 제일 끝차선의 반만 점거하고 뛴다. 아니, 걷는다.
그래도 꾸준히 뛰는 시늉은 냈는데, 형님 종아리에서 신호가..
본격적으로 걷다 뛰다를 반복한다.
이젠 어떻해서든 완주한다. 하지만, 쥐가 나면 3키로가 30키로가 된다.
조심, 조심..
40키로 코너를 돌면서, 이젠 다 왔다!!
~42.195km : 19분 39초 누계 5:43'00"
운동장 입구에 와이프와 애들이 서 있다.
마라톤 클럽 사람들도 서 있다. 사진을 찍어 준다.
애들이랑 와이프가 주로로 들어와 운동장엘 같이 뛰어 들어왔다.
생각 같아선 애들 둘 모두 안고 뛰고 싶지만, 내 몸 가누기도 힘들다.
골인 지점에 가 있으라고 해 놓고, 형님과 감동적이 골~인!!!
힘들었지만, 또 한 번 완주했다!!!
이번이 5번째 풀코스 완주인데,
제일 힘들었었다. 첫 풀코스를 포항 호미곶에서 뛰었는데,
12월 초순에, 칼같은 바닷바람에, 우리나라 풀코스 대회중
가장 악명 높은 코스에.. 그래도 이번이 더 힘들었다.
기록도 제일 안 좋고..
정말 형님과 같이 뛰지 않았으면 중간에 포기했을 것이다.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 맞다!!
9월,10월 들어 운동을 게을리하고, 체중은 3-4키로 늘고..
마라톤계를 떠나야 하나, 심히 고민 중.. ^^
형님과 헤어지고, 클럽 식구들과도 헤어져, 식구들과 춘천에서 맛난 저녁 먹고
9시경 귀가..
지금은 컨디션 굿~~임다!!
아, 다시 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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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같은 1분 그리고 금빼지
뿌린만큼 거둔 대회...2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