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회원과 돈독한 정을 쌓은 제7회 휘닉스파크 마라톤대회
1. 대회개요
○ 대회명 : 제7회 휘닉스파크 하프마라톤대회
○ 일 시 : 2008. 6. 15(일) 09:00
○ 장 소 : 평창 휘닉스파크
○ 주 관 : (주)일이삼커뮤니케이션
○ 코 스 : 휘닉스파크~이효석 생가(반환)~휘닉스파크
○ 종 목 : 3종목(하프, 10km, 5km)
○ 참가비 : 25,000원(하프코스)
○ 기념품 : 마라톤복 상하의
○ 총경비 : 60,000원(참가비 및 기타 경비 포함)
○ 기 록 : 01:54:57
2. 참가배경
6월 1일에 개최된 동해마라톤클럽의 6월 월례회 때의 일이다. 한 잔 마시고 어리어리할 때 평창마라톤대회 얘기가 나왔는데 참가자가 너무 적어 작은 버스로 이동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소형 버스를 이용해서 충남태안마라톤대회와 경남고성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면서 고생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부담이 되더라도 큰 버스로 이동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며 나도 일조(?) 하겠다는 뜻으로 급작스럽게 참가결정을 하였다. 곧바로 홍보부팀장님께서 참가자를 파악하니 24명이라고 한다. 6월 8일 화천비목마라톤대회에서 무리한 이후 몸 상태가 좋지는 않아 다음 날 참가신청을 후회하였으나 이미 쏟아버린 말을 어떻게 주워 담으랴 ?
3. 출발부터 대회장에 도착할 때 까지
6월 15일 05시 30분에 눈을 뜬다. 어제도 오전부터 손님을 만나 시작한 술을 몇 시에 집에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마셔서 멀쩡한 정신은 아니지만 마라톤대회에 참가할 생각으로 피곤한 몸을 일으켜 세운다. 참가경비가 있나 싶어 지갑을 열어보니 4천원 밖에 없다. 곤히 잠든 아내를 깨워 돈을 빌려달라고 하니 지갑을 다른데 두고 왔다고 한다. 이거 큰일이다 싶어 궁리 끝에 회장님께 전화를 걸어 경비를 빌려 달라고 요청하니 마침 여유가 있다고 하신다. 가방과 MP3 등 마라톤 필수장비(?)를 가지고 갈까 잠깐 고민하다 보니 시간도 없고 가까운 거리인데 하며 홀가분하게 가기로 마음을 바꾼다. 하복 츄리닝에 모자 쓰고 흰 장갑만 챙겨 06시에 집을 나선다. 몸도 풀 겸해서 뛰어가기로 작정하니 시간이 다소 여유가 있을 것 같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농협에 가보니 현금인출이 되지 않는다. 궁리 끝에 00마트에 현금인출기가 있는 것이 생각나 문화의 거리에 있는 곳을 찾아가 돈을 찾고 바나나우유 2개를 사서 아침을 떼운다. 부지런히 뛰어 종합경기장에 도착하니 6시 28분이고 회장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와 계신다. 인사를 일일이 나누고 조금 있으니 버스가 도착하는데 소형이다. 오늘 고생 좀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참가자가 줄어들었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형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06시 40분에 17명이 버스에 탑승해서 운동장을 출발하였고 김밥과 떡, 빵, 생수로 요기를 하였으며왕산휴게소에 들러 커피타임을 가진 후 보광휘닉스파크에 도착하니 08시를 조금 넘는다. 행사진행요원이 차량과 주차장을 통제하는데 출발장소 옆에 널~찍~한 주차장이 있음에도 진입을 하지 못하게 하므로 여기저기를 찾아 헤매다 200여M 정도 떨어진 곳의 콘도 앞 소형주차장에 막무가내 주차를 한다. 이내 훈련부팀장께서 본부석에 가서 배번호와 기념품을 받아와 차안에서 갈아입는데 나는 츄리닝 안에 마라톤복장을 갖추어 왔으므로 여성 회원님들이 계시지만 거리낌 없이 벗는다. 콘도 내의 화장실에 들러 큰일을 보고 나오니 아무도 없다. 벌써 모두 개회식장으로 이동한 것이다. 회원을 찾아 부지런히 걸어가니 개회식이 진행 중이고 주최 측의 고위 인사(?) 몇 분께서 인사말씀을 하는데 대략 참가자들이 500여명 정도 될까 ? 몸 풀기를 하고 출발장소로 이동을 한다. 기념사진 촬영 얘기가 나왔는데 벌써 찍었다고 하며 포토갤러리의 사진을 보니 나만 빠진 것 같다. 조금만 참았다 끼워주지 왜 나만 빼놓고…
4. 대회 참가 및 완주
09시에 가벼운 총성과 함께 하프부터 출발이다. 출발 지점에서 출발 직전에 강원도청마라톤클럽 소속의 직원 한 분을 오랜만에 만나 인사를 나눈다. 오늘의 작전은 며칠간 계속된 술 때문에 정말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완주만하자이다. 계획에 없던 일정을 갑작스럽게 잡았으며 내 실력이야 모든 회원들이 잘 알고 있으므로 망신 떨 일은 없다는 생각을 한다. 얼마 가지 않아 완만한 오르막인데 벌써 호흡이 가쁘고 종아리가 뻐근해진다. 2. 5km 지점에 첫 번째 급수대가 마련되어 있는데 일단 이곳은 지나쳐간다.
조금 더 가니 이번에는 은근하면서도 상당한 오르막이 나오는데 아마도 1km 이상은 되지 않을까 한다. 5km지점에서는 음료수를 한 잔 마시고 가볍지 않은 걸음을 내딛으며 진행을 한다. 너무 천천히 뛴 탓인지 나만을 남겨 놓고 모두 앞질러 가는 느낌이다. 기록증을 받은 후에 알았지만 오늘의 평창 기온이 18.2℃ 라는데 바람도 불어 시원하다 못해 다소 쌀쌀하게 느껴져 뛰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다. 'HAPPY 700'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는 지역인지 산은 푸르고 공기도 맑으며 차량 이동도 적어 기분은 상쾌하다. 7. 5km에서도 물을 한 잔 마셨는데 주로의 중간 중간에는 해병전우회, 모범운전기사, 경찰 등이 차량을 통제하고 선수들에게 격려의 손짓을 한다. 모두가 고마우신 분들이므로 수고 많으시다는 인사말을 건넨다. 몇 곳의 잔디농원(잔디 기르는 땅)을 지나 8km 정도를 뛰었을까 1위 선수가 달려오는데 내 100m 뛰는 속도 보다 빠르게 느껴진다. 한 참을 더 가니 2위 선수가 달려오는데 500여m 는 차이가 나는 것 같다. 가산(이효석 선생님의 호)공원을 지나 9km를 지나니 여성 1위가 달려오는데 군살이 하나도 없는 작고 아름다운 몸매에 배꼽이 보이는 유니폼도 멋있으며 얼굴도 참 고와 보인다. 조금 더 진도를 나아가니 이준희 부팀장님께서 전혀 지친 기색도 없이 부지런히 뛰어 오므로 파이팅을 외쳐준다. 나는 언제나 저리 뛸 수 있을까 ? 불가능한 일이겠지 하는 마음과 함께 참 부럽다. 이어 계속해서 반환점을 돌아오는 우리 클럽 회원들의 모습이 보이므로 힘이 더 난다. 이효석 문학관과 이효석 생가를 지나면서 평창에서는 유명한 소설가 한 명 때문에 참 많은 주민들이 먹고 살고 마을의 유명세도 떨치고 있는데 우리 시는 왜 없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 오르막을 지나 반환점을 도는데 1시간이 지나고 있다. MP3도 없이 그냥 뛰기만 하는 것이 너무 무료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제부터 골인지점 까지 몇 명이나 추월하는지 세어보기로 한다.
보통 13km 지점을 지나면 오른쪽 무릎과 엉치뼈에서 통증이 시작되는데 아직까지는 괜찮다. 기록은 늦지만 페이스 조절을 잘 한 것 같다. 앞서 가는 한 명 한 명씩을 더 따라 잡기 위하여 조금 속도를 내어 본다. 모두 얼마나 잘 뛰는지 추월하기가 만만치 않다. 17km 내지 18km 지점의 조금은 긴 언덕에서 조금 속도를 내어 10여명 이상을 따라 잡았고 내리막에서 다시 대여섯 명을 추월하였다. 아직까지 우리 클럽의 회원은 한 명도 따라 잡지를 못했다. 단 한 명이라도 추월을 해 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뛰어보지만 전혀 보이지 않는다. 골인지점을 2km 정도를 남겨 두고 있을 무렵 앞에 가는 선수와의 거리가 200여m 는 됨직한데 속도를 최대한 내어본다고 하지만 거리가 잘 좁혀지지 않는다. 마지막 한 명을 더 제치기 위해서 혼신을 다해 뛰었던 것 같다. 결국에는 나와 막상막하의 실력(?)을 가진 이 분을 골인지점 한 발자국 앞에서 앞질렀고 전체 추월인원은 40명째다. 최종기록이 1시간 54분 57초로 나왔으므로 반환점을 돌아온 이후의 기록이 5분 정도 더 빠른 것이다. 언덕이 3곳 있었지만 시원한 날씨에 공기 맑고 자연환경이 쾌적한 코스인지라 괜찮다는 느낌이었는데 다른 분들은 힘든 코스였다고 말한다. 고수님들의 판단이 힘들었다면 그리 무난한 코스는 아닌가 보다.
5. 소감 및 귀향
칩을 반납하고 간식과 메달을 받은 뒤에 골인 지점 옆에 설치되어 있는 기록증 발급장소로 갔는데 현장에서 즉시 출력을 해준다. 몸을 적당히 풀어준 다음 버스로 돌아가니 나보다 조금 뒤쳐진 두 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와 계신다. 서울에서 개최되거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전국 규모의 대회를 제외하고는 국수와 두부, 막걸리 등의 간식거리를 나누어 주는데 이곳에는 전혀 없다고 모두가 불만을 한다. 나 역시 같은 심정이다. 빵을 먹고 난 뒤 11시 30분 부터 시작되는 경품 추첨을 보기 위해 행사장으로 이동을 한다. 시간이 어정쩡한 탓인지 모든 참가자가 모여 있는 것 같다. 5km 여자 선수를 시작으로 하프 남자 선수까지 각 1~3위씩 시상을 하고 자전거 2대, 시즌 숙박권 등 추첨을 했는데 안태웅 씨께서 자전거에 당첨되었다. 모든 회원이 한 개 당첨되나 싶어 끝까지 기다려 보았지만 그저 공허한 기대에 그치고 말았다. 점심식사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비좁은 차내 주점이 차려졌고 맥주, 소주소맥주가 사정없이 돌아간다. 평창의 토속음식인 막국수 맛을 제대로 보기 위하여 20여 분을 이리저리 찾아 헤맨 끝에 ‘장평막국수’ 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12시 40분이다. 손님이 얼마나 많은지 문밖에서 한참 동안 자리 나기를 기다리다 들어갔는데 빈 자리 하나 없이 만원이다. 막걸리와 전병을 시켜 가지고 간 소주와 함께 마시는 중에 막국수가 나왔는데 특별히 맛있다는 느낌은 없다.
13시 20분에 식당을 출발 14시 40분 종합경기장에 도착할 때 까지 차내 주점은 꽤 시끌벅적하다. 곧바로 헤어지는 것이 아쉬운 10여명은 나무그늘 밑에 자리를 펴고 앉아 다시 술판을 벌인다. 나는 17시부터는 2곳의 문화행사에 시장님을 수행해야 하므로 집에 가서 양복으로 갈아 입고 15시 30분에 다시 일행과 합류를 한다. 16시 40분 경 시장님께서 경기장에서 열리는 ‘제1회 직장인 밴드 페스티벌’ 참석차 도착을 하자 우리 술판으로 안내를 해서 전현직 회장님을 비롯한 모든 회원님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우리 고장의 마라톤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의견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이 술판이 언제 끝났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17시에 행사장으로 시장님을 모시고 이동함으로써 자리에서 빠졌다. 비천 분교에서 개최되는 행사에 참석한 후 20시 30분 경 회장님의 호출을 받고 송정동 대가식당으로 향하였고 이 술판이21시 20분경에 끝난 후 귀가함으로써 또 하나의 마라톤 여정이 마감되었다. 뛸 곳만 있으면 전국 어디든지 찾아다니는 마라톤 매니아들을 위하여 대회를 개최해 준 평창휘닉스파크, 교통통제 협조 등 생활의 불편을 감내해 주신 평창군민과 급수봉사, 질서유지 등 성공적인 대회지원을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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