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금 뺏지 입성을 위하여!
그 놈의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것이 대체 뭔지?
기록단축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긴긴 지난 겨울동안 쐐빠지게 달리느라 무지 고생한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작년 11월부터 동아대회 준비를 위한 걸음을 서서히 내 디뎠다.
동아대회는 나에게 있어 정말 편하고, 정겨웠던 대회였다.
2000년도 춘천 풀 코스 첫 완주(4시간12분대)이후 2001년도 동아대회에서 3시간대 진입(3시간18분)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었고, 참가수기에서도 우수작으로 당당히 당선되는가 하면 지금까지 3번의 sub-3을 달성할 수 있었던 그야말로 서울 동아대회는 나의 대회! 그 자체였다.
그랬기에 새로 신설된 sub-3 명예의 전당 입성에 더 욕심을 갖게 되었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 어느 해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 이 번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을 위해,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보자!
달리기하는 사람들의 3대 거짓말 중에 하나가 대회전 어디가 좋지 않다라는 부상얘기다.
몇 년간 3종 경기를 함께 하면서 부상이 전혀 없었는데 동아준비하면서 달리기에 치중하다보니 몇 년간 함께 해온 수영과 자전거를 저절로 멀리하게 되었고 결국 다리에 무리가 오기까지 했다.
발등과 정강이 부위 통증이 계속되었으나 누구에게 하소연한들 본전도 못 찾을 것 같아 혼자 마음고생만 했다.
결국, 눈이 오지 않았지만...
2월 폭설대비 미리 처음으로 헬스장에 1개월 등록해 웨이트트레이닝에 충실했고,
주로 전천강변에서 평지와 언덕 인터벌로 스피드·근력운동,
수 차례의 충분한 장거리훈련 소화와 대회 일주일전 금주에 나만의 세미식이요법으로 잘 마무리하는 등 알게 모르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 받아가며 나름대로 대회준비를 착실히 했다.
드디어 결전의 날! 새벽(01:30)!
황사에 춥다라는 전날 일기예보 탓에 일어나자마자 베란다에 나가 창문을 열어보았다.
다행히 황사는 많이 줄어들었고, 날씨도 예상보다 춥지는 않은 느낌이다.
아내와 개구쟁이들 부랴부랴 준비해서 후배 차 타고 운동장에 도착하니
우리가 거의 꼴찌다.
예전과 달리 지연과 기다림 없이 인원체크 후 곧 출발했다.
여주 휴게소에서 각자 준비한 맛나고 영양 풍부한 에너지를 충분히 보충하고
한강다리를 지나 광화문 주변 이름 모를 빌딩 앞에 정차하여 몸단장(?)에 모두들 분주하다.
도착하자마자 빌딩 내 화장실에 큰(?)것부터 해결하고 오니
버스 내에는 방금 전과 달리 파스와 바세린 냄새가 진동했다.
물품 빽 챙기고 가족과 잠시 이별!
이왕 신세지는 것 빌딩 입구 내에서 07:10까지 머물다 회원들과 광화문 출발지로 이동하니
주변 일대는 벌써 추위에 달리며 몸을 달구는 달림이 들로 인산인해였다.
모두가 자연스런 예전 모습 그대로였지만 A그릅 앞에 명예의 전당 그룹이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으-씨! 좀 신경 쓰이는데... 나도 저 자리에 설 수나 있을까????
07:20 경에 물품 빽 맡기고 경기복 위에다 우비 입으니 그래도 춥다.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 보지만 그래도 좀처럼 추위가 가시지 않는다.
긴 팔에 타이즈 입고 올걸 잘못했나? 이제와 후회한들 어찌하리...
긴장되고 추우면 꼭 얌체같이 출발 전에 최대의 적 소변이 엄습한다.
40분까지 꾹 참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악착같이 버리고 돌아오니 추위를 막을 정도의 무리가 이루어졌다. 그 속에서 추위를 떨치려 온몸을 요동치니 좀 살 것 같았다.
보라색 대형 풍선을 매단 sub-3 페이스메이커 두 사람이 보였다.
그래! 더도 덜도 말고 저 풍선만 따라가는 거야...
엘리트 선수 출발 후 6분 뒤 마스터즈 출발!
꽈-과-꽝!!! 축포 음과 동시 하늘로 아름답게 솟는 불꽃에 빨강풍선의 휘날림!
기다리고 맘 설레게 한 105리 서울여행이 드디어 시작이다!
서울엔 차와 건물이 많다고 하지만 달림이 보다 많을까?
얼마나 많고 많은지 달려나가 지지가 않는다.
대형풍선은 잘도 나간다. 2-3km 못 가 벌써 50여 미터 앞선다.
초반부터 추월이 되지 않고 속력도 내지 못해 애도 탔지만 한편으로 초반에 좀 늦추는 것이 오히
려 후반에 나을 꺼야 라며 마음을 진정 시켰다.
4km 반환점을 통과하니 춥기는커녕 오히려 더운 느낌이다.
경기복만 입고 달리길 참 잘 했다는 생각...
5km(21:46)통과 하니 역시나 좀 늦었다. 계속 이러면 어려울지도 모르겠는걸?
잠시 애를 태웠는지... 이때부터 소변에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매 대회 때마다 그랬고, 그랬음에도 주로에서 한 번도 쉬를 하지 않았기에 무조건 참으면
어느 시점에서는 잊어버릴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달렸으나 예상외로 점점 심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참자!
참고 또 참았지만... 추위에 강하게 불어되는 맞바람 탓인가?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긴박한 상태... 아니 비상사태다!
등뒤에는 동해마라톤! 앞가슴에는 동해경찰서! 라는 큰 로고가 붙어있어
남들같이 아무데서 노상방뇨를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참자니 곧 나올 것만 같고...
더욱이 자연스런 방귀까지 느껴져∼ 시원하게 뻥∼하고 날리고 싶건만
소변이 장애가 되어 앞 뒤 모두 비상인게 아닌가?
그래! 나부터 살자! 창피고 자존심, 경찰, 가장, 이것저것 가릴 때가 아니다.
달리면서 계속 우측만 쳐다보았다. 여차하면 냅다 달려나가 쏘는↓ 거야!
그러나 그 놈의 존심이 뭔지∼ 마땅한 자리 찾다보니 어느새 청계천 지나 10km(41:42)를
통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음 같아서는 좌측 인도에 올라서서 멋지게 변해 있는 청계천도 보고 싶었지만
마음과 눈에 뵈는 것은 오직 하나! 으슥하고 어두운 곳! 쉬 할 곳뿐...
청계천 턴하니 맞바람이 더 강하게 불기 시작했다.
긴 머리하고 앞서 달리는 한 주자의 머리끝에 땀이 얼음 되어 매달고 가는 것을 보니
생각보다 꽤 추움을 감지할 수 있었다.
어찌어찌 참다보니 어느새 20km(01:22:47)를 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말, 참을 만큼 참았다! 페이스메이커보다 앞서 달리자. 그리고 장소불문 쏘는 거야!
50여 미터 쌩하고 앞선 다음 골목길로 무조건 뛰어 들어갔다.
마침 쓰레기 더미로 가득한 방치된 집이 있어 그곳에다 냅다...룰루-랄라∼＿＿!
그런데... 아니 이게 뭐람?
한방에 꽐꽐 나올 듯한 소변이 힘줄 때 한번씩 그것도 10여 차례!
눠도눠도 시원하지 않는 괴상 망찍한 느낌...↕↕! 40평생 이런 소변은 처음이었다.
몇 초가 아까운데... 꼭 몇 분이 지나간 것 같았다.
소변한번 보고 이렇게 뒤끝이 후련한 느낌 또한 처음이다!
sub-3 대형풍선이 이미 100여 미터 이상 떨어져 앞서 가고 있었다.
까짓 꺼! 서서히 따라가면 되지 뭐!
그러나... 달려보지만 뭔가 허전한∼ 안정감 없이... 가벼운 느낌에 힘이 나질 않는다.
거리를 좁히려 발걸음 재촉하니 오히려 호흡까지 거칠어 졌다.
겨우 30km(02:05:05) 다 가서 거리를 좁혔고, 이때까지 다리 이상이며 힘이 떨어진 것 같지 않아
이후부터 대형풍선을 뒤로하고 힘차게 앞서 달렸다.
저 멀리 35km 표지판이 희미하게 보였다.
왼손바닥에 움켜진 파워젤을 까먹고 물을 한 모금 마시니 35km(02:25:47)지나 바로 잠실대교다.
잠실대교 지날 때 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냉기를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바람이 뒤에서 불어 줘
뒷심이 붙는 것 같았다. 이제부터는 sub-3 달성이 아니라 기록 단축이 목표다!
마음을 늦추지 않고 40km(02:47:30)까지 고수님들 하나씩 추월하는 재미에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달리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 커브를 도니 잠실 경기장이 바로 코앞이다!
주로 좌우에 가득한 응원가족들의 박수소리∼
힘찬 구호로 힘을 불어주는 그 열성에 막판 힘이 더 솟는 듯 하다.
드디어 잠실경기장 트랙에 오르니 내가 주인공이다!
지나온 거리와 시간들∼ 힘들었어도... 금새 잊혀지고, 행복함만 느껴졌다.
42,195km 결승점(02:55:49)을 통과하니 눈물이 핑 돈다!
SUB-3 5회에 달성과 명예의 전당 입성을 목표로 달려온 지난 겨울∼
그래! 드디어 해냈다!
일수야! 이제부터는 정말 욕심을 버리고 맘 편히 달리는 거다∼ 응?
알았어!
대회 참가이후 가장 추었던 2006년 서울국제동아마라톤대회!
달릴 때는 그저 양손이 얼어 매 5km 구간마다 물 한 모금 마시기가 불편했을 뿐
정말 춥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나
완주메달 받고, 잠실보조경기장에서 물품 백 수령하기까지 너무나 추웠다.
이 깡 추위에 경기복만 입고 서울 중심을 달려 왔다니∼ 소름이 오싹하다.
잘 있거라∼ 2006년 동아대회여!
내 다시 또 달리러 오리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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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청남대울트라대회참가
[RE]영주 소백산 마라톤 10㎞대회 참가하여..
2006년 동아대회 후기(명예의 전당 입성을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