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꿈이었습니다.
처음 울트라를 하겟다고 마음 먹었을 때 주위에서 “너 미쳤냐?, 아빠, 죽으면 어떡해?” 그러면서 걱정을 많이들 하더군요.
저도 울트라를 왜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는지 모르겟습니다. 단지, 해보고 싶다는 마음만이 있었을 뿐...
대회일 아침 대구를 향하여 차를 운전하며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정말로 완주할 수 있을까? 다치는 건 아닐까? 연습은 제대로 한걸까? 풀코스보다 25키로 더 뛰는 건데 이걸 못할까.... 온갖 생각에 옆자리에 아내가 있다는 것도 잊을 정도였습니다.
오후 3시경 대구에 도착하여 대회장을 둘러보고 100키로 주자들의 출발을 보면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지며 출발 시간을 기다립니다. 잠 좀 자두라는 아내의 걱정스런 이야기도 잘 안들리네요. 잠도 오지 않고...너무 긴장한 건지...
어느덧 밤 9시가 넘자 67키로 출발자들이 모여듭니다.
기념사진을 찍고 서로 인사하며 웃고들 있지만 내일 아침에도 이 모습을 볼 수 있을런지 ...
밤10시,
출발입니다.
고통을 마음껏 즐기고 오라는 진행자의 마이크 소리를 뒤로하고 뛰어나갑니다. 34키로 코스를 2회전 하면 됩니다. 8키로 지점에 1CP, 22키로 지점에 2CP가 있습니다.
그리고 주로상태는 약 15키는 모래흙길, 나머지 18키로는 시멘트도로입니다.
출발 후 처음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날씨가 너무 덥습니다. 전국에서 제일 더운 대구란걸 잊었습니다. 낮기온 30도, 밤기온 18도...모래도 미끄러워 발에 자꾸 힘이 들어가네요. 뛰시는 분들 모두 주로가 안 좋다며 힘들어 합니다. 이 상태라면 완주할 수 있을런지..
어쨌든 흙길을 돌아 나오니 드디어 콘크리트의 압박이 다가옵니다. 발바닥에 불나기 시작합니다. 2CP에서 신발을 벗고 발에 열을 식히고 다시 출발점을 향하여 내려옵니다. 11키로만 더 가면 1회전 마치고 밥도 먹을 수 있습니다.
새벽2시, 34키로를 돌아 원위치로 왔습니다. 4시간 20분이나 걸렸습니다. 마음속으로 목표한 시간이 있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이젠 목표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완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15키로나 되는 모래흙길, 18키로의 콘크리트 압박....무서워 집니다.
야식을 먹으며 갈것인지 말것인지 갈등을 합니다. 대구까지와서 그냥 돌아가긴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잠시 콘크리트의 압박을 잊었습니다.
2회전 출발
아...1키로도 못가 후회감이 마구 몰려옵니다. 어두운 모래길에서 랜턴을 만지작 거리며 뒤돌아 갈까 말까합니다. 모래길에서 발에 힘을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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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진고개 대관령 울트라 참가기
그것은 꿈이었습니다.(대구울트라참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