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달리기 ! 오직 연습뿐이다. (40번째)
1. 대회개요
○ 대회명 : 2010~2012 한국방문의 해 기념 한강관광 마라톤
○ 일시 : 2010. 3. 14(일) 09:00
○ 장소 : 마포대교 밑 서울색공원
○ 주최 : Walk & Run Tour (후원 : 한국관광협회중앙회)
○ 코스 : 마포대교~안양천변 왕복
○ 종목 : 3종목(10km, 하프, 풀)
○ 참가비 : 20,000원 (전 종목)
○ 기념품 : 고급 면양말(컵라면, 막걸리)
○ 총경비 : 103,700원(참가비 포함)
○ 기록 : 04:12:46
○ 우승(풀) : 김종찬 / 03:01:45 (기록측정용 칩 미사용)
2. 참가배경
‘섬진강 꽃길마라톤대회’ 참가 이후 2주일만이다. 3월에는 동아마라톤대회가 있어 그런지 대회 자체가 적다. 그나마 대경연합회와 한국마라톤여행기획 주관으로 매주 개최되는 것이 다행이다 싶다. 가급적 참가해보지 않은 대회를 찾다가 이 대회를 선택하게 되었다. 앞 대회 참가 이후 단 하루도 연습하지 못했다. 올 겨울에 유별나게 눈이 많이 내리는 탓이다. 실내에서 런닝머신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날씨와 기후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이다.
걱정되지만 거금(?)들여 신청해 놓은 것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주변에서도 “풀코스 참가하는 것이 연습 아니야 ?” 하고 가끔 한 마디씩 하는데 지금까지의 어설픈 경험으로 보았을 때도 가능하리라 믿고 출발을 한다. 하지만 결론은 뒤지게 혼났고, 연습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한 도전이었음을 엄청나게 후회했다.
3. 대회장에 도착할 때까지
3월 14일 14시 30분에 간단한 짐을 챙겨 아내가 태워주는 차로 터미널로 향한다. 봄이 되니 롱 타이즈, 긴팔 티, 두툼한 외투를 안 챙겨도 되니 부피가 많이 줄어서 좋다. 14시 57분 동서울행(15,300\) 버스에 탑승, 여주휴게소에서 잠깐 쉰 후 18시 30분에 도착한다. 곧바로 강변역으로 이동, 서울시청역에 도착하니 19시 05분을 지나고 있다. 덕수궁의 정문인 대한문 앞 산책로를 지나 이화여고 앞, 서울역사박물관 앞 등 발걸음이 닿는 대로 걷다보니 광화문 광장이 나온다.
광장을 한 바퀴 돌아본 후 세종이야기와 해치마당을 관람한다. 저녁바람이 쌀쌀한데도 광장 안팎으로는 구경하면서 기념 촬영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번화하고 붐비는 도시의 그 넓은 도로 한 복판에 이렇게 넓고 멋진 광장을 만들었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어떤 사람의 머리 속에서 시작되어 누구의 손으로 만들었는지 경이롭고, 전 세계의 어느 곳에 내놓아도 자랑거리가 될만하다.
차를 타고 난 후 한창을 걸어 다닌 탓인지 배가 고프다. 광화문에서 저녁을 해결하고자 이곳저곳을 찾아 헤매다 광화문연탄집을 찾아들어간다. 간판이 맘에 든 까닭인데 손님이 제법 많다. 꼼장어구이, 닭똥집, 삼합탕 등 각 메뉴의 가격이 1만원 이다. 꼼장어를 안주 삼아 늦은 저녁을 해결하는데 맛도 좋고, 사장님이 인심 좋아 서비스도 푸짐하다. 21시 15분에 광화문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강변역 근처에 있는 강변스파랜드를 찾아 들어가니 22시 10분이다. 서울에서 개최되는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거나 서울을 거쳐 가는 경우는 물론, 서울로 출장을 갈 때도 늘 이용하는 단골집이 된 곳이다. 전국의 여러 찜질방을 다녀보았지만 접근성이 좋고, 가장 붐비며, 찜질코스도 다양한 것 같다. 사우나로, 찜질방으로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다 산소방에서 한 쪽 귀퉁이를 마련하여 억지로 잠을 청한다.
두 번 선잠을 깨었다가 일어나보니 06시 20분이다. 너무 늦었다 싶어 벌써 뛸 일이 걱정된다. 순두부백반(6,000\)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사우나로 내려가 온탕 냉탕을 오가며 물마사지를 받다가 08시에 스파랜드를 나온다. 08시 10분 강변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충정로에서 5호선으로 환승한 후 여의나루역에 도착하니 50분이다. 대회에 참가하는 듯한 사람들을 따라 부지런히 대회장에 도착하니 출발 5분이고, 배번호를 받아 짐을 맡기는 동안에 출발장소로 벌써 이동한다. 옷 갈아입고, 운동화끈을 조이는 중에 벌써 출발하므로 번호표는 손에 든 채로 앞서 간 주자들을 따라
주로에 들어선다.
4. 대회 참가 및 완주
출발 전과 완주 후의 스트레칭은 반드시 하려고 노력하는데 몸풀기를 하지 못하니 기분이 찜찜하고 조짐이 나쁘다. 2주일간 날씨 핑계로 연습하지 못하고, 모임 때문에 술은 자주해서 4시간 30분대의 완주목표로 참가한다고 얘기는 했지만 속으로는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복장은 프로월드컵 운동화, 반바지에 반팔 티, 면장갑과 썬글라스로 간편하게 갖추었다.
조금 이른 시간이고, 한강변의 마포대교 밑이므로 강바람이 쌀쌀하게 느껴진다. 출발지부터 3km 정도 까지는 색공원 부지인지 잘 가꾸어져 있고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벌써 운동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간간이 보인다. 출발이 늦었다 싶어 빠른 걸음으로 뒤쫓아 가니 여러 대회에서 가끔 뵌 분들도 참가하였고 인사는 나누지 않았지만 반갑다. 조금 더 진행하니 산책로는 강변 쪽으로 조금 높게, 자전거도로는 안쪽으로 2차로를 낮게 만들어 놓았다. 부자들도 많고 서울시 재정이 풍족한 까닭인 듯싶다. 5km를 09시 27분(27‘)에 지나며 물을 한 컵 마신다. 날씨와 바람 탓인지 아직까지는 몸에서 땀이 나지 않는다.
조금 더 가니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는 염창교이고, 이곳은 1월 24일 ‘보라매공원 마라톤‘ 참가 시에 달렸던 곳이다. 이곳에서부터는 안양천 상류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잘 조성된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옆으로 영롱 갈대밭, 안양천 자연생태공원, 각종 체육시설 등이 잘 만들어져 있다. 달린 거리가 늘어날수록, 시간이 지나가갈수록 자전거, 산책, 축구, 야구, 인라인 등 여가와 레저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운동이겠지만, 마라톤이 힘들어 보이는 까닭인지 오가는 시민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게 된다. 7.5km를 지나면서부터 이마와 몸에 땀이 배고 더위를 느낀다. 왼쪽은 제방이므로 볼 것도 크게 없지만 오른쪽은 시야도 확 트이고, 대부분의 시설물이 배치되어 있어 지루함을 덜기 위해 시선을 주기에 좋다. 10k를 09시 54분(27‘)에 지나며 물과 쵸코파이를 반쪽 먹는다. 아직까지는 몸 상태도 괜찮고, 더부룩한 속도 견딜만하다.
하프 반환점 까지는 그런 대로 앞뒤로 선수들이 제법 있어 외롭지 않았는데 하프를 지나니 앞서 뛰는 선수와의 거리가 얼마나 먼지 간격이 도무지 좁혀지지 않는다. 13k 지점에서 소교량인 뱀쇠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건너간다. 이제부터는 한강 방향으로 염창교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15k를 10시 20분(26‘)에 지나며 물과 간식(쵸코, 귤)을 먹으며 조금 쉰다. 양쪽 엉덩뼈에서 통증이 조금씩 느껴지기 때문이다.
17.5k에서 반환점을 돌아오는 선두를 만난다. 2위, 3위는 상당히 간격이 벌어졌는데 모두 자주 보던 모습들은 아니다. 내가 출발할 때 뛰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르고 더 쌩쌩해 보이는 것이 그저 부럽기만 하다. 무릎, 발목은 괜찮은데 오늘은 양쪽 엉덩뼈가 일찍부터 말썽이고 끝까지 괴롭힐 것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해진다. 가다가 아프면 쉬면서 통증을 낮춰줘야지 별수 있겠나 싶다.
20k를 10시 49분(29’)에 지나는데 이제야 소화가 되는 것인지 화장실이 가는 것이 바쁘다. 주로에서 30m 떨어져 제방 위에 설치되어 있는 화장실을 찾아 들어간다. 음악도 나오고, 에어컨도 설치되어 있으며 수세식이다. 바쁜데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아 6분이라는 황금 같은 시간을 버리고 만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내 앞을 지나갔는지 알 수 없지만 마음이 바빠지고 발걸음은 자연 빨라진다.
맞은편에서는 두 부부가 정답게 뛰어 오는 뒤로 초반에 내가 앞질렀던 여러 어르신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분들이 나보다 1~2k 정도 앞선 것인데 결국 끝날 때 까지 한 분도 추월하지 못했다. 반환점을 돌아오면서 콜라 두 잔과 김밥 1개를 먹는다. 시간은 없지만 출발할 때 하지 못한 허리와 무릎 돌리기, 무릎 굽혔다 펴기, 엉덩뼈 주물러 주기 등으로 몸 풀기를 한다. 이쪽 강변도 맞은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각종 체육시설 많고 레포츠 활동을 즐기는 시민도 많은데 궁도장 시설이 더 설치된 것 같다.
반환점을 돌아 골인할 때 까지 가급적 걷지는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건만 엉덩뼈 의 통증 때문 몇 번을 걸을 수밖에 없었고, 10여 차례 이상을 잠깐씩 쉬면서 엉덩뼈를 주물러 주었다. 이후 물은 5k 간격의 모든 급수대에서 마셨으며, 간식은 27.7k(쵸코파이)와 35k(쵸코, 귤)에서 먹었다.
30k 지점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세 분과는 잠깐씩 얘기도 하고, 인삼사탕을 고맙게 얻어먹기도 했지만 앞을 내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37.5km 지점에서 체격도 좋은데 변함없이 뛰는 분께 추월을 내 준 이후, 골인 지점 200여m 앞에 이르러서는 100회 마라톤클럽의 김무언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5명에게 추월을 당했다.
반환점 이후의 5k 구간별 통과시간을 보면 25k는 11시 21분(32‘), 30k는 11시 51분(30’), 35k는 12시 21분(30‘), 40k는 12시 56분(35’)이었으면 13시 13분경에 골인하였다. 참 고통스럽고 힘들게 뛰었지만 기록에는 전혀 개의치 않으며 만족스럽다.
5. 귀향 및 완주 소감
골인지점을 통과하니 바로 기록을 알려준다. 몇 천 명, 몇 만 명이 참가하는 대회와는 골인한 후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오늘 풀코스 뛴 사람을 공지사항에서 확인해보니 86명이다. 이렇게 숫자가 작은데 규모 큰 대회와 비교한다면 그게 바로 잘못된 일일 것이다.
코스 만들어 물과 간식 일정하게 대어주고, 기록 재어주고, 뛴 후에 막걸리 한 잔에 따끈한 컵라면, 그리고 기념품에 기록증까지 보내주므로 나로서는 대만족이다. 오늘로서 한국마라톤여행기획에서 주관하는 대회에 세 번째 참가했다. 울릉도 대회는 처음으로 풀코스를 실패였고, 보라매공원 대회는 이번 대회와 마찬가지로 시간을 맞추지 못해 혼났다. 모두 내 탓이다.
거의 매주 마다 대회를 개최하니 코스 새롭게 만들고, 전반적으로 준비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로서는 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도록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앞으로도 더 좋은 대회 많이 만들어 마라톤 마니아들에게 즐거운 추억과 기록을 선사해주기를 기원하며 감사드린다.
물 한 컵과 막걸리 두 잔을 거푸 마시고 난 후 스트레칭으로 몸을 추스르고 나니 추위에 몸이 덜덜 떨린다. 비가 오려는지 구름으로 해가 안 보인지는 꽤 되었고, 바람도 많이 분다. 짐을 찾아 옷을 갈아입고 나니 컵라면 교환권을 나누어준다. 마포 색공원은 얼마나 넓은지 가늠이 잘 되지 않을 정도이다. 뭐가 좋은 지는 딱 잘라 말할 수 없지만 그냥 보고 느끼기에 좋다.
간이매점으로 가서 왕뚜껑으로 교환하여 따끈한 국물까지 다 비우고 나니 허기가 가시고 몸도 풀리는 듯하다. 같이 앉은 분은 이천에서 오신 분인데 일행이 아직 골인하지 못하셨다고 하시며 친구 분께 드리려고 남겨둔 막걸리 몇 잔을 내게 권하신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러저런 얘기를 나누며 달림이로서의 공감대와 정을 나눈다.
작별을 나누고 여의나루역으로 이동 14시에 지하철을 타고 강변역에 도착하니 45분이다. 15시에 동방사우나(3,000\)에 들어가 16시 30분 까지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엉덩뼈, 허벅지, 무릎, 장딴지, 발목, 발바닥 등을 마사지 해준다. 몸이 나른해지며 한 잠 자고 싶지만 갈 길이 머니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같은 건물에 있는 들녘식당으로 옮겨 때늦은 점심인 옛날김치찌개백반(5,000\)을 안주 삼아 완주를 자축한다.
17시 10분에 식당을 나와 동서울터미널에서 17시 44분 버스에 탑승, 동해에 도착하니 20시 52분을 지나고 있다. 터미널에서 대기 중인 아내의 승용차를 이용 집에 도착하니 21시 10분을 넘어가고 있으며 이로써 또 하나의 여행, 40번째 마라톤을 마무리한다.
풀코스를 자주 뛰면서 풀코스를 다소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러면 절대 안 된다.” 고 외치고, 생각하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내 몸에게, 그리고 결코 속이지 않는 정직한 마라톤에게 조금만 성의를 보이고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즐겁게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얼마만큼이나 지킬지 장담은 못하겠지만 “다음부터는 정말 몸 고생 시키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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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해외마라톤 완주, 그리고 백두산 천지 오...
즐겁게 달리기 ! 오직 연습뿐이다. (40번째)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