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11일(토) - 대회전날, 동해에서 울진으로
금년 마지막 철인대회이고 대회 전날 푸짐한(?) 망년회가 있다는 기대를 듬뿍 안고 울진으로 향했으나 생각보다 멀었다. 울진 시내에서도 약 30-40분을 더 내려갔으니... 아니 후포 지날 때 울진대회 기념으로 로또 구입해 1등 당첨되면 반씩 나누고, 이미 당첨된 것처럼 이것저것, 여기저기에 거액을 사용할 방법들에 장총무와 재미나게 얘기 나누다 후포를 그냥 지나쳤고, 영덕17km전에서 다시 턴해 돌아오는 해프닝이 벌이지기도 했으니....
그놈의 로또가 뭔지! 결국 꽝되어 버렸으니... 장총무! 꿈은 이루어진다 했지, 또 꿈 꾸제이!
저녁 7시 넘어 경기설명회가 시작되었고 이어진 철인 망년회는 삼겹살, 명조개, 회무침, 꽁치구이 등 푸짐한 먹거리 진열로 평소 즐기던 쐐주를 도저히 멀리할 수 없었다.
그래! 내일 대회 우승(?)을 위해 딱 한잔만 하자며 한잔 들이킨 것이 또 한잔되고 또, 또... 로또?? 웬 로또!!!
결국, 과음으로 그것을(?) 놓치지 않았나 싶다.
만찬장소에서 거하게 먹고 마시고는 슬그머니 숙소로 빠져 나왔다.
처음 2명만 자기로 이미 예약해둔 여관방에 하나 둘 모이더니 늦은 밤 4인이 동침하게 되었다.
거의 환상적인 밤이었다.
목사님!
처사님(대관령 기인!)!
119(구조)!
112(경찰)!
언제 다시 또 이런 잠자리를 함께 할 수 있을는지?
⊙ 10월 12일(일) - 대회 당일
6시 기상하여 전날 사 둔 찹살떡과 목사님이 준비해온 찰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는 바꿈터로 이동을 했다.
잔차를 거치대에 걸고, 주최측에서 준비해둔 바구니에 사이클과 런에 필요한 물품을 가지런히 놓은 뒤 바디넘버링을 했다. 내 번호 71번!
⇒ 개회식
금년 울진에서 개최된 마지막 철인삼종경기는 뭔가 틀리고, 특이하고, 훌륭했고 기억에 많이 남는다.
동해안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었던 전날 만찬회 겸 망년회에 이어,
대회 개회식 때의 지역인사 소개 및 국민의례는 또 다른 느낌과 이색적이고 친근하기까지 했다.
⇒ 수영
찬 기운을 느낄 정도로 싸늘하고 바람이 불기도 했으나 수온이 그리차지 않았고 삼각부표가 띄워진 수영장소(요트경기장)는 방파제 뒤 라 잔잔하기만 했다.
어제 거하게 마신 "참"쐐주 후유증을 까맣게 잊고 제주 아이언맨대회도 치뤘는데 이쯤이야 만만히 보고 입수를 했으나, 초반에 맞고, 차이고, 눌리는 한참동안은 언제나 이 수영이 끝날까하는 힘겨움을 느껴지기까지 했다. 어느 때는 팔 젓기가 버겁기도...
2회 도는 수영코스를 마치고 바꿈터에 들어와 잔차 끌고 나가니 약 39분이 지나고 있었다.
⇒ 사이클
사이클코스는 어제 울진에 일찍 내려와 장총무와 답사를 이미 했기에 큰 문제가 없었다.
3바퀴 도는 해안도로사이클 코스는 맞바람이 불어 적지 않은 힘이 들기는 했으나 그 어느 대회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멋진 코스가 아니었나 싶다.
섹시한 옷차림으로 역주하는 철인낭자, 낭군들을 향해 휘둥그래진 눈으로, 함박웃음으로, 박수로 할매·할아범·어르신네들이 아낌없이 큰 힘을 주셨다.
수영 때와는 달리 컨디션이 점점 회복되면서 동해바다를 만끽하며 후회 없이 라이딩을 한 것 같다.
⇒ 런
응원과 격려박수를 받으며 달리는 맛은 꿀맛이었고 기쁨 그 자체였다.
이럴 수 있었던 것은 수영, 사이클 코스에 이어 멋진 런 코스였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탁 트인 편도2차선 넓은 도로와 도로변 가득한 울진 주민들의 열렬한 응원은 이미 수영과 사이클로 지쳐있는 선수들을 정신적 힘을 돋구게 한 매개체였다.
원주, 속초에 이어 울진 대회에서도 단 한사람도 추월을 주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한 런이었고 이 또한 모두의 열렬한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으로...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들어오는 결승지점도 특이했지만, 내가 참가한 예전대회와는 달리 결승테이프를 치우지 않고 늦게 들어오는 선수까지 매번 걸어주는 주최측의 배려와 관심이 인상적이었고 좋았던 것 같다.
망년회 "쐐주" 후유증으로 수영 때 다소 허우적거렸으나 사이클과 런에서 제 페이스를 찾으면서 마음 비우고 임한 울진 대회기록(02:36분대)은 생각보다 좋았고 앞으로의 기록달성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즐거움과 기쁨이 가득했던 대회였다고 자찬하고 싶다.
이 대회의 가장 화이 라이트였던 소년, 소녀들의 질주!
아! 필승코리아의 미래가 밝고, 머지않아 국내 3종경기의 원대한 꿈을 이룰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져다 준 대회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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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과 투혼 그리고 환희^^.
울진대회 후기(많은 기억이 남는 대회!)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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