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일
달린시간 약 5시간
달린거리 대충42km
약속만 잡으면 일이 꼬인다. 10시가 넘은 시각 잊을 만하면 찾아주는 단골고객들이 들어온다.
요즘 젊은 세대라 그런지 먹는 시간보다 떠드는 시간이 무지무지긴 팀이다.
늦은 시간이지만 손님이 들어오면 가려던 손님들도 눌러앉아 이야기한다.
매번 들어봐도 그 애기가 그 애기인데도 도통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그래 실컷 야그하거라 ㅠㅠ
시계바늘이 12시를 가리키자 모두들 동시에 일어난다. 뒷정리하고 나니 30분이 휙지나간다
집에 도착하여도 일이 기다리고 있다, 하우스 개패기 내려놓고 이불속으로 직행
06시 일어나기 싫지만 일어나야만 한다. 가게 쓸 상추 따고 시장에 넘겨줄 것은 따로 따고 요즘 한창인
개두릅 참두릅 가시에 찔려가며 따놓고 돌아서니 08시 가까운 시각이다.
게걸스레 목구녕에 밥알을 밀어 넣고 물 한통 챙겨 들고 시계를 보니 08시05분을 넘어간다.
08시 정확하게 출발하자 하였는데 나의경쟁상대는 1km는 넘게 내달렸을 것이다.
급하지 않게 서서히 시동을 건다.
만나기로한 사래긴 밭 비석거리를 지나쳐 조금나아가자 윗쪽에서 무지빠른속도로 내려온다. 잔차를탄 사람?
그건 나의 착각일 뿐 오늘 동반주하기로한 철회다.
오던 길을 되돌아 사래긴 밭을 휘돌아 산 밑에 다다라 본격적인 달림을 시작한다.
싱그러운 계절 5월의 첫날이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 연한색을 뿜어내는 나뭇잎 벚꽃 살구꽃 복사꽃 모든 것이 너무너무 아름답다
감미로운 사라브라이트만의 First of May 저절로 떠오른다.
옻재고개를 넘으며 도깨비에 얽힌 설화를 애기를 하면서 가볍게 옻재를 넘어 남양3리를 한 바퀴 휘돌고
라파즈한라 전용도로 끝까지 달려 주수천 다리를 건너 옥계시내를 한 바퀴 돌아온다.
이제부터는 내리막은 없다 오로지 오르막뿐 산계리 초입에 들어서자 맞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골짜기 사이사이로 불어 닥치는 바람에 몸을 가누기 힘들다.
세찬 강물을 거스러오르는 연어처럼 힘차게 한발 한발 오르고 또 달려 나간다.
산계리 역사를 기록한 거대한 돌비석 뒤에서 바람을 피한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에너지보충을 하고
산계리 버스종점을 지나 막장에 다다르면 산계리 돌탑이 반긴다.
주인 없는 마지막집에서 물을 배터지게 들이키고 평상에 앉아 잠시 쉬며 자연에 묻혀본다 숲은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고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며 우리의 눈과 마음을 호강시켜준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맑은 물은 욕망의 찌든 때를 씻기우고 맑고 청아한 바람은 지금 부터라도 똑바르게 살으라한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이젠 내려간다.
물이 빠른지 내 걸음이 빠른지 아무 말 없이 걸음내기를한다.
올라올 때 보았던 멋진 한옥집에 다다르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발걸음은 한옥집으로향한다,
젊은 농촌부부가 싸리문 밖까지 머중나오며 반겨준다.
고혹적인 한옥이 내 발걸음이 이리옮겼노라하니 젊은 농촌사내는 집 안까지 구경하라며 흔쾌히 안내해준다
거기에 커피까지 대접받으며 한옥 앞과 뒤 집안까지 둘러보고 평당 가격을 물어보니 칠백정도를 이야기한다.
집을 돌아가며 단아하게 쌓아올린 기와담장도 고풍의 한옥에 멋진 조화를 이룬다.
집 구경 시켜준 고마움의 인사를 하고 옥계시내로향하여 달려간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신과 타협을 시작한다. 5시간여를 달렸다 장거리주는 이정도면 충분하다
너무 오래 달리면 일주일후 포항울트라에 지장을 준다며 옥계시내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자신과의 타협이
점점 도수가 높아간다
옥계 시내에 다다르자 일단 캔 맥주 한잔만 하자며 캔맥뚜껑을 따서 깊게 들여마신다 캬~~
이기분에 달린다.
덤으로 월드콘하나 곁들이니 좌석버스가 다다른다.
동해까지 달리기로 하였는데....
한쪽에선 그래도 동해까지 달려야한다는데 애써 외면하여가며
서로 아무 말 없이 버스에 오른다.
10km거리를 포기하고 버스에 앉으니 편긴 편하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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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주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