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  이   양원희 (iii777@donghae.go.kr)   2007년 11월 06일 17시 05분
홈페이지   
제      목   그래도 조금은 아쉬웠던 14번째 풀코스 완주


그래도 조금은 아쉬웠던 14번째 풀코스 완주rnrn ♣ 대회 개요 ♣rn ○ 대회명 : 2007 중앙서울마라톤rn ○ 코 스 : 종합운동장4거리~성남~잠실주경기장 rn ○ 일 시 : 2007. 11. 4(일) 08:00rn ○ 장 소 : 잠실종합운동장rn ○ 주 최 : 중앙일보, 일간스포츠, 대한육상경기연맹rn ○ 후 원 : 서울특별시rn ○ 참가비 : 4만원rn ○ 기념품 : 기능성 티셔츠rnrn 지난 주에 조선일보춘천마라톤을 뛴데 이어 연속으로 풀코스에 참가한다고 하니 아내를 비롯하여 친구들과 동료직원들께서는 너무 무리가 아니냐고 가지 말라는 걱정의 만류가 상당히 심하다. 11. 2 15시 10분에 시외버스터미널을 향해 집을 나선다. 고맙게도 아내가 터미널까지 태워준다. 15시 30분 동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고, 지난 밤 새벽 늦게 까지 마신 술과 터미널을 향해 옮길 때 까지 연이어 마신 술 때문에 곧바로 잠이 들었고 눈을 뜨니 문막휴게소에 도착해 있다. 주말이긴 하지만 서울로 가는 차이기 때문에 지체될 까닭이 없을 것 같은데도 19시 35분에 서울에 도착하였으며 4시간이 걸린 것이다. rnrn 강변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청계천의 광장시장으로 이동을 한다. 광장시장이 재래시장 살리기에 성공을 하였다는 내용을 ‘서울사랑’이라는 책자를 통해서 알게 되었고, 저녁식사도 할 겸 시장을 구경하기 위해서 간 것이다. 음식점을 제외한 점포는 거의 모든 곳이 문을 닫았는데 통로의 중앙으로 배치되어 있는 음식점들은 규격화 된 스테인레스 좌판, 통일화 된 간판과 조명 등으로 이색적이었으며 주변의 상가 통로 간판도 규격화되어 있었다. 시장 구내를 한 바퀴 둘러본 뒤에 강원도 사람이 운영할 것으로 보이는 ‘홍천집’ 을 찾아 들어갔는데 손님이 엄청나게 많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이 크기도 하지만 음식의 종류가 많은 것 같아 일부러 세어보니 무려 50여 가지나 된다. 전어구이(5,000\\)와 순두부백반(4,000\\)을 시켜 저녁을 먹었는데 그런 대로 맛이 괜찮다. 식사를 마치고나니 21시 40분인데 시장과 맞닿은 2차선 도로 옆에는 복원된 청계천이 흐르고 있고 수 많은 시민들이 쌍쌍이 또는 단체로 산책을 즐기고 있다. 청계천을 따라 걷고 싶은 마음이 생겨 하천변으로 내려 갔고 10여분동안 하천변을 걷는데 주변경관이 매우 좋고 서울시민들이 누리는 문화적 혜택이 참 부럽게만 느껴진다. 지하철을 다시 타고 이제는 단골이 되어버린 강변역 주변의 ‘강변스파랜드(9,000\\)’를 찾아 하루 밤을 해결하러 22시 30분에 들어간다. 얼마나 손님들이 많은지 제대로 비비고 기댈 공간도 만만치 않다. 찜찔방 두 곳을 들렀다가는 수면실로 내려갔는데 술을 한 잔 마셔서 그런지 여느 때 와는 달리 금방 잠이 든다.rnrn 11월 3일 04시 20분에 눈을 뜬다. 알콜을 좀 빼내야겠다는 생각으로 황토찜질을 조금 하고는 식당으로 가니 문을 열지 않았다. 대회 참가 3시간 전에 식사를 마치고 조금 쉬다가 행사장으로 옮기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사우나에 들러 부지런히 몸을 씻고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밖으로 나와 ‘신촌설렁탕’집으로 들어가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보이는 세 명의 손님이 벌써 식사를 하고 있다. 설렁탕(5,500\\)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나니 6시 20분인데 너무 늦게 식사를 한 것 같아 심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6시 30분에 지하철을 타고 다섯 번째 역인 잠실종합운동장역에 도착한 것이 6시 50분이며 지하철 안에서는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온다. 잠실야구장과 올림픽 경기장 주변에는 선수들과 가족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22,000여명이 참가했다고 하니 조선일보 춘천대회 보다 1,000여명이 더 많고 사람들에 치여서 제대로 걷지를 못할 정도다. 날씨가 상당히 추워 온 몸에 한기를 느끼므로 ‘파워에너지젤’에서 나눠주는 보온용 비닐봉투를 한 개 얻고자 10여분 이상을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2만여명 이상이 참가한 대규모대회에서 선수들에 대한 배려는 다소 미흡했다는 생각을 했다. 옷을 갈아 입고 짐을 맡긴 후 출발지점인 종합운동장 앞 12차선 도로에 도착한 시간이 7시 50분인데 사람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내가 늦어서인지 잘 알 수는 없지만 단체 스트레칭도 하지 않는다. 몸을 조금 풀고자 움직여 보니 앞 뒤 사람에게 부딪히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걸려서 제대로 할 수는 없으나 대충 몸을 움직이고 나니 한결 낫다.rnrn 8시에 초청선수들의 출발에 이어 A그룹이 출발하고 B그룹에 속한 나는 8시 5분에 출발을 한다. 대회사, 축사 등 의례적인 절차도 없이 중앙일보 사장의 개회선언에 이어 바로 출발을 했는데 그저 달리고만 싶어 하는 달림이들에게는 괜찮은 진행으로 여겨진다. 종합운동장 앞 도로는 12차선 전체를 통제하고 있으며 중앙분리대에는 많은 스포츠 관련 조각품들이 세워져 있고 여러 나라의 국기들이 게양되어 있는데 노랗고 빨갛게 물든 가로수들과 함께 경치가 제법 아름답다. 고층 빌딩 숲속으로 나 있는 그 넓은 도로에 차량을 전면 통제한 상태에서 뛰는 기분은 참 좋다. 심호흡을 하면서 5시간 안에 완주를 목표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아침식사를 너무 늦게 해서인지 속이 조금은 불편하고 이틀간의 도를 넘은 술 때문인지 머리에 약간의 현기증이 느껴진다. ‘앞으로 평생 뛸 마라톤인데.. 절대로 무리하지 말자’를 되새기면서 빨리 가고 싶은 욕구를 눌러 참으며 천천히 뛴다. 급수대에서는 충분하게 수분을 보충하고 무릎과 허리의 근육을 풀어주며 공급해 주는 먹거리는 모두 먹을 것도 오늘의 완주계획에 포함시켰다. 달릴 때 마다 느끼는 감정인데 풀코스를 뛰는 여성들의 몸매는 모두 아름답다. 달리기로 단련된 몸매인지, 수 많은 달림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헬스로 단련한 몸매인지는 몰라도 군살은 거의 없으며 탄력이 느껴진다. rn rn 5km를 지나 10km를 넘어설 때 까지도 몸이 풀리지를 않는다. 속은 약간씩 쓰리고 가슴이 답답하다. 5km 간격으로 제공되는 음료는 계속 마시며 한 걸음씩 옮기는데 그 넓은 도로를 전면 통제한 상태에서 뛰는 기분은 정말 끝내 준다. 몸은 조금 힘들지만 직장과 가정에서 이런 저런 일들로 쌓인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려가는 기분이다. 15km를 지나는데도 무릎과 엉치뼈에서 통증 느껴지지 않는다. 보통은 이 정도에서 아픈 신호가 오는데 ‘홍성태’ 형님의 조언에 따라서 테이핑을 해서 그런지 속도 조절을 잘해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하여튼 괜찮아서 좋다. 대략 18km 지점을 지나는 시간이 1시간 40분 정도였는데 벌써 선두의 선수들이 반대편 차로를 지나가고 있다. 10여명의 선수들이 연달아 지나가는데 모두가 흑인들이고 파이팅과 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손을 흔들어 주는데도 별다른 반응 없이 죽어라고 뛰기만 한다. 20km 지점에서는 기왕에 쉬는 것 푹 쉬자는 마음으로 앉아서 쵸코파이 한 개와 물 한 잔을 다 마신 후에 근육도 충분히 풀어준다. 물을 너무 충분히 마신 까닭에 11km지점에서는 도로변의 가건물 뒤편에서, 21km 지점에서는 주유소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았는데 마라톤 하는 사람들이 도덕심도 길러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라톤대회 때문에 설치한 간이화장실이 도로변에 간간이 설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로변의 아무데서나 소변을 보는 모습은 그리 아름답지 않게 느껴진다.rnrn 25km를 지나는데도 무릎과 엉치뼈가 괜찮으므로 시간을 조금 당겨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데 무리하지 말자고 다짐을 한다. 30km 지점에서는 음료와 함께 연양갱을 나누어 주므로 잠깐 동안 앉아 쉬면서 물과 함께 먹고는 근육도 풀어 주었다. 조금 속도를 내어 보니 별 탈이 없는 것 같아 선수들을 추월하면서 숫자를 세어 보는데 35km 까지 대략 500여명을 추월했다. 35km 지점에서는 파워젤과 바나나를 나누어 주므로 또 앉아 쉬면서 먹고 있는데 연세가 지긋한 분이 옆에 와서 앉으며 물을 마시다가 체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응급처치 방법을 알지 못하므로 1분여 동안 등을 두드려 주었는데 나아진 것 같다면서 주로에 들어섰고 나도 따라서 달린다. 다시 또 추월하는 선수들 숫자를 세어가면서 뛰었는데 40km지점 까지 400여명을 따라 넘겼으며 이 구간에서는 걸어가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빠르지는 않지만 걷지 않고 꾸준하게 뛴 것에 대해 스스로 만족해하면서 마지막 급수대에서 음료를 마시며 잠깐 동안 쉰다. 이제는 살살 뛰긴 하지만 무척이나 힘들다. 온 몸이 피곤해서 마냥 앉고만 싶고 눕고도 싶다. 하지만‘골인 지점까지 절대로 걷지는 말자’고 다짐을 하면서 다시 주로에 들어선다. 잠실주경기장을 1km 정도 남기고부터는 도로변에 응원인파가 많이 보이고 그 누군가를 위해서 파이팅을 외치므로 힘이 난다. 아픈 다리이지만 마지막 힘을 내어 속도를 높였고 100여명 이상은 추월한 것 같다. 운동장에 들어서니 100여m 앞에는 플래카드를 선두로 꽃다발을 목에 건 두 선수가 뛰고 있는데 그 뒤로는 20여명의 어린이들이 유니폼을 입은 채로 뒤따르고 있다. 부지런히 달려가서 플래카드의 내용을 보니 여성분의 풀코스 100회 완주를 축하하는 퍼레이드였는데 전광판에는 멋들어지게 중계가 되고 있었고 사회자도 안내 방송으로 축하를 해주었다. 4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여성이었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나는 언제쯤 100회 완주의 대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피니쉬 라인을 넘었다. 최종기록은 04:10:55 이고 풀코스 참가신청자 11,700 여명 중 얼마나 뛰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총순위는 4,691위 연령대 순위는 2,723위였다. 별 의미 없는 기록이지만 조선일보 춘천대회 보다는 24분을 당겼음에도 불구하고 힘은 덜 들었으며 완주 후의 몸 상태도 더 양호한 것으로 느껴진다. 지금까지 뛰어 본 풀코스 가운데 가장 좋은 코스라는 생각이 든다. 도로변의 가로수도 울긋불긋 단풍이 곱게 들어 달리는 흥을 돋우어 주었고 깨끗하게 정비된 도로와 주변의 빌딩들은 서울시도 상당히 아름다운 도시 면모를 갖추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5~6시간의 교통 통제로 수 많은 서울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을 것이다. 마라톤대회를 위해서 불편을 감수하신 시민들과 경찰들, 급수·간식과 물스펀지 등을 제공하기 위해 자원봉사를 한 학생들, 의료봉사대원, 환경미화원 등 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수고하고 협조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rnrn 간단히 뒷마무리 운동을 하고 칩을 반납한 후 메달과 간식을 받아 든다. 대회장을 나와 12시 50분에 지하철을 타고 강변역으로 향한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을 고르다가 역 부근의 ‘들녘식당’으로 찾아 들어가니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보이는 몇 명이 삼겹살을 구워먹으면서 소주를 한잔씩 하고 있다. 나는 생조기매운탕(6,000\\)과 소주 한 병을 주문하였는데 배가 고픈 탓인지 매우 맛있다. 14시 15분에 식당 건물 안에 있는 동방대중사우나(3,000\\)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나와서 15시 24분에 동해행 버스에 몸을 실었는데 몸도 피곤한 상태에서 소주를 한잔 한 탓에 금방 잠이 들었다. 평창휴게소에 들렀을 때 잠이 깨었고 18시에 동해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을 하였다. 조금 있으니 아내가 태우러 왔으며 소주를 한 잔 하자는 분을 만나 마시는 중에 회장님 등 4명의 회원을 만나 잠깐 동안 자리를 같이 하였고, 결국 길어진 술자리는 밤 1시를 넘기고 말았다. 이렇게 해서 14번째 풀코스 여행은 마무리되었고 이번 여행에서는 121,500원의 경비를 지출하였다. 올해 들어 10번째(울트라마라톤 제외)의 풀코스 도전이며 9번째로 완주를 하였다. 지난 7월에 연간 10개 대회 이상씩 풀코스를 뛰기로 작정을 했는데 너무 늦게 계획을 세우는 바람에 다소 무리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2주 연속 참가를 한 것이다. 아직 접수해 놓은 대회가 하나 더 있으므로 10개 대회 완주 계획은 성공을 할 것 같고 내년에는 연초에 계획을 잡아 몸에 너무 무리가 가는 레이스는 하지 말아야겠다. 또한 좀 더 충분한 연습을 해서 힘들기 보다는 즐거운 달리기를 해야겠다는 새로운다짐을 해본다.rnrn동마클 화이팅 ! 힘 ! 힘! 힘!

 

글 쓴 이 양원희 (iii777@donghae.go.kr) 2007년 10월 09일 18시 11분
홈페이지
제 목 2007 국제평화 기원 마라톤 축제 - 12번째 완주기

1. 참가 배경 및 이동

2007. 8월 이후 월 2회 정도는 풀코스를 뛰자고 마음을 다진 뒤 ‘마라톤온라인’사이트를 뒤지다 참가를 해보지 못한 곳 중에서 ‘2007 국제평화 기원 마라톤 축제’를 발견했다. 서울에서 개최되는 마라톤 대회를 몇 번 참가해 보았는데 어떤 대회이든 코스는 상당히 좋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고, 한 번도 참가해보지 못한 대회에다 참가하면 어떤 방법으로든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대회라기에 이 것 저 것 비교하다가 마침내 신청을 하게 되었다.

10. 2 퇴근하여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나니 갈까 말까 몹시 망설여진다. 9. 16 철원 DMZ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이후 연습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완주 후의 약간의 후유증도 있었고 추석연휴 등으로 이어지는 술과 계속적으로 내리는 비 때문이었다. 2시간 정도를 고민하다 ‘이러면 절대 안 되지’ 하는 마음으로 참가를 결정하고 간단히 짐을 정리하여 20시 50분에 집을 나선다. 조금이라도 몸을 풀자는 뜻에서 터미널 까지 걸어가기로 작정을 하고는 부지런히 걸어가니 21시 10분에 도착을 한다. 강릉행 버스 차표(3,200\)를 끊어 21시 27분에 승차하여 강릉터미널에 도착한 것이 22시 10분. 동서울행 심야버스 버스는 3대가(22시, 23시, 24시)가 있었다. 23시행 버스표를 구입한(13,900\) 후 40여분 간을 터미널 안에서 보내고 동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10여분도 채 되지 않아 잠이 들었으며 눈을 뜨니 동서울 톨게이트앞에 도착을 하였고 잠시 후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이 10. 3일 1시 10분으로 2시간 10분 만에 서울에 도착한 것이다. 몇 번은 밤을 보낸 ‘강변스파랜드’로 향해서 도착한 시간이 01시 20분. 숙박비(?)를 계산(9,000\)하고 들어가 수면실로 바로 향했는데 잠을 자려고 노력해도 뜻대로 되지를 않는다. 결국은 2시 30분 경에 수면실을 나와 찜질방으로 향했고 황토방, 소금찜질방을 거친 뒤에 오지 않는 잠을 다시 청한다. 비몽사몽, 자는 둥 마는 둥 하다 6시 20분에 일어난다. 6시 35분에 찜질방 안의 식당에서 된장찌개(5,000\)로 아침식사를 하는데 영 입에 맞질 않는다. 식사를 마치고 7시에 사우나로 이동하여 8시 20분 까지 시간을 보낸 후 강변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여(1,000\) 올림픽경기장으로 이동을 한다. 2호선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5번째 역인 종합운동장역에서 하차를 했다. 몇 번 출구로 빠져 나갈까 고민은 할 필요도 없없다. 마라톤대회에 참가할 선수들이 지하철에서 많이 내리는데 그들만 따라가면 되기 때문이다. 8시 55분에 대회장에 도착을 하니 벌써 난리다. 달림이들이 그 넓은 경기장을 가득 메웠고, 식전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강남구청장, 앙드레 김, 미 8군사령관의 모습도 보이고 7천여만원의 성금이 국제구호단체 한국회장에게 전달된데 이어 몸 풀기하고 출발선에 도열을 한다. 마라톤 전문 사회자인 배동성씨의 말에 의하면 15개국에서 15,000명이 참가를 했는데 한국인이 13,500여명 이고 기타 14 개국에서 1,500여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2. 코스와 달리기

10시 10분에 출발신호음과 함께 풀코스 달림이들이 달려 나간다. 오늘의 코스는 올림픽경기장~양재천~탄천변의 성남비행장을 조금 지나쳐 여수대교를 돌아오는 것인데 서울 시내의 차량통제는 전혀 없이 한강변과 소하천변의 자전거·인라인·조깅 전용도로를 뛰는 것이었다. 행사장에서 1km정도를 벗어나니 바로 한강변이고 1km정도를 더 가니 양재천이다. 주로의 대부분 구간은 오토바이의 통행조차도 통제를 하는 곳으로서 하천변의 양쪽으로 잘 가꾸어져 있었다. 코스모스꽃, 들국화, 기타 이름 모를 들꽃들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고, 크고 작은 수목들과 풀들이 하천변을 가득 메우고 있었는데 매연과 공해로 찌든 서울의 모습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우리 시의 전천변, 마상천변 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느껴졌고 물 조차도 깨끗해 보였기 때문이다. 주로 또한 투스콘으로 깨끗하게 포장되어 있었고, 우레탄이 깔린 곳도 4km 이상은 되어 보였다. 하천 제방의 상부에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고 체육공원과 더 작은 규모의 체육시설물, 수영장, 인공 개울, 돌다리, 목재데크 등이 연이어 설치되어 있었는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사람들이 정말 수준 높은 여가와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몹시 부럽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15km정도를 지나니 벌써 연습하지 않은 신호가 온다. 오른쪽 고관절에서 약한 통증이 시작되니 과연 오늘도 제한시간 안에 완주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되므로 뛰는 속도를 더 줄이고 보폭도 짧게 한다. 호흡은 전혀 문제가 없고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데 달린 거리가 많아질수록 고관절의 통증은 조금씩 더 심해지고 무릎과 엉치뼈의 통증도 느껴진다. 2.5km 마다 설치된 물스펀지와 5km 간격으로 마련된 급수대에서는 조금씩 휴식을 하면서 수분을 계속 보충하였다. 1~2분씩 쉬고 나면 다리의 통증이 덜해져서 2~3km씩은 달릴 수 있었다. 하프 지점에서는 쵸코파이와 바나나가 준비되었으며 반환지점인 27km에서는 삼각김밥도 제공되었는데 지금까지 많지 않은 마라톤대회에 참가를 하였지만 주로에서 처음 먹어보는 김밥은 정말 맛있었다. 잠시 앉아서 김밥을 먹는데 60대는 되어 보이는 어르신 한 분께서 포기를 하신다고 하는데 이때의 통과시간이 12:55분 정도 되므로 남은 15km정도는 걸어가도 제한시간 안에는 들어갈 수 있지 않느냐고 한 마디 거든다. 28km 지점 부터는 더 이상 뛸 수 없을 정도로 고관절 부근에서 통증이 오고, 주로에서는 걸어가는 달림이들의 모습이 점차 보이기 시작한다. 이 때 부터는 5시간 이내 완주만을 목표로 계획을 다시 세운다. 가급적이면 아주 느린 속도로라도 뛰되 통증이 오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금 빠른 속도로 걷기로 한 것이다. 뛰고 걷기를 10여 차례 하면서 38km지점 까지 도착을 하였는데 정말 힘이 든다. 많은 여성 달림이들이 별로 지치거나 힘든 기색도 없이 나를 추월하면서 앞으로 달려 나간다. 남아 있는 4km 정도야 어떻게 해서든 5시간 안에야 못 들어가겠냐고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힘든 몸과 아픈 다리를 이끌고 한 걸음 한 걸음씩을 옮긴다. 항상 그러하듯이 골인 지점 1km정도를 앞두고는 관중들의 시선이 많아 창피해서 걷지를 못하므로 마지막 발악(?)을 위하여 휴식하는 시간을 조금 더 늘렸다. 41km 지점 부터는 이를 악물고 절뚝 절뚝하면서 뛰어갔고, 피니쉬 라인을 통과한 시간이 14시 45분을 조금 넘고 있었는데 4시간 35분 정도의 기록으로 또 한 번의 풀코스를 완주하였다.

3. 귀향 및 소감

곧바로 물품보관소로 이동을 해서 짐을 찾고, 칩 반납 및 간식 배부처로 옮겨서
간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빵과 바나나, 우유와 음료수 각 1개씩을 모두 다 먹고 물도 거의 1ℓ는 마신 것 같다. 탈의실로 이동해서 땀에 젖은 옷을 마른 옷으로 갈아 입고, 뻑적지근한 몸을 억지로 푼 후 올림픽경기장을 나선 시간이 15시 30분 이었고 경기장에서 동서울터미널이 있는 강변역 까지는 지하철(1,000\)로 20분이 소요되었다. 역 주변에 있는 ‘동방대중사우나’(3,000\)를 찾아 들어가 온탕과 냉탕을 몇 번 왔다 갔다 하면서 다리를 주물러 주니 한 결 낫다. 1시간 동안의 사우나를 끝내고는 17시에 터미널로 이동을 해서 동해행 버스표(14,400\)를 구입하고 나니 심한 허기를 느낀다. 인근의 적당한 식당을 찾다가 17시 50분에 ‘진미뼈해장국집’을 찾아 들어가서 순대국밥과 소주 1병(8,000\)을 시켜 먹고 나니 배가 제법 부르다. 18시 20분에 다시 터미널로 이동해서 T.V를 조금 시청하다가 19시에 동해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피곤 한데다 소주도 한 잔 마셨겠다 금방 잠이 들었고, 눈을 떠보니 버스는 벌써 평창휴게소에 도착을 하고 있었다. 동해에 도착을 한 시간이 21시 50분 이었고, 다리의 상태가 영 좋지 않으므로 근육의 피로를 풀어 주자는 차원에서 집 까지 걸어가니 22시 10분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 즐겁고도(?) 힘 든 이틀간의 ‘마라톤 여행’ 한 건이 또 끝났다.

9. 16 일 대회 참가 이후 17일 만에 또 풀코스를 뛴 것이었는데 절대적으로 준비기간도 부족했지만, 며칠간의 휴식에 이어 연속되는 궂은 날씨와 추석연휴로 이어지는 날들 때문에 연일 계속되는 술로 인해서 전혀 연습을 하지 못했다. 다소 무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지만, 지금 까지 나름대로 풀코스를 뛴 경험도 있고, 설마 걷는 셈 치더라도 제한 시간 안에 완주하지 못할까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참가를 하게 된 것이다. 힘은 많이 들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하여 연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된 반면, 기록에 연연해하지 않고 5시간 안에서의 완주목표라면 약간의 준비만으로도 자주 참가하는 것이 가능하겠다는 다소 엉뚱한 자신감(자만심 ?)도 가질 수 있었다.

또 한 가지는 마라톤 완주 전후를 대비하여 체중의 변화를 체크해 보았는데 마라톤이 정말 힘든 운동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할 것이라는 점이다.
10. 3 아침식사를 한 후 사우나를 나설 때의 몸무게가 62.4kg 이었는데 완주 후 대중탕에 다시 들어갈 때의 몸무게는 61kg으로서 1.4kg이 줄어들었고, 1시간 뒤에 대중탕을 나왔을 때는 60.6kg으로 감량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주로에서는 최하 물을 1ℓ 이상 마셨고, 김밥 1개와 쵸코파이 1개, 바나나 2개를 먹었으니 적은 양이 아니다. 또한 완주 후에 경기장에서 섭취한 양도 주로에서 먹은 양과 비슷했는데 모두 합치면 3~4kg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결국은 1.8kg이 줄어든 것이다. 이래서 다이어트와 체중 감량에 가장 좋은 유산소 운동이 마라톤이라고 하는 것이겠지... 다음 대회에 출전해서는 조금 덜 고생하고, 마지막 까지도 즐기면서 달리기 위해서 연습량을 더 늘릴 것을 다시 다짐해 본다.
양원희 [2008/05/13]
양선수 수고했어요
추월한 선수만 일천명.....
좋은기록으로 완주하여 축하하네......
김화수 [2007/11/10]
양원희 고수 수고하셨습니다. 전날 술을 드시고 출전하니까 기록이 좋지요 부상없이 즐기는 당신이 진정한 고수 입니다. 오래 달려야 하니까요
홍성태 [2007/11/07]
양계장님! 화이팅
진정한 고수님으로 인정합니다
황상문 [2007/11/07]
양계장님! 멋있습니다.
여유있게 뛰어서 그런지 풀코스 뛰고난 표시도
없더군요.
항상 펀런 하세요.
임진호 [2007/11/07]
훈련이 따로 필요가 없습니다...
대회자체가 훈련이네요,,, 여행도 다니시면서 ,,
멋 있습니다.
신윤승 [2007/11/06]
햐....도대체 1년에 풀을 몇번 칠하는 겁니까? 방랑시인 김삿갓이 아니라 "방랑마라토너양선배님"이네요..ㅋㅋ 수고하셨습니다.
심관홍 [2007/11/06]

▣ 나도 한마디 * 상대방을 비방하는 글이나 욕설은 경고없이 삭제 됩니다.
아이콘                                
                               
이   름
비   번

  total:123 page:5/13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83   오랫만에 뛰어보는 하프마라톤 (5)홍성태2008-02-17665
82   以熱治寒, 독감과의 일전을 치룬 17번째 마라톤 (6)양원희2008-02-05898
81   혹독했던 날씨 속의 2008 새해 첫날 마라톤대회 ... (6)양원희2008-01-03899
80   멀고 먼 제4회 경남마라톤대회를 다녀와서 (5)양원희2007-12-07870
79   그래도 조금은 아쉬웠던 14번째 풀코스 완주 (7)양원희2007-11-061214
78   제6회 양양송이마라톤대회 참가임진호2007-10-01721
77   분단과 6.25 전쟁의 현자을 체험하면서 달린 11번...양원희2007-09-19915
76   삼척비취 (1)이준희2007-08-05696
75   첫 울트라 완주, 도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1)양원희2007-07-181060
74   울트라 의고통하영철2007-07-17680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