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전의 계기
아마도 2개워전 전 쯤으로 여겨진다. 월례회 시에 울트라마라톤이 화제에 올랐었는데 회장님께서
풀코스 완주만 몇 번 하면 100km 울트라도 할 수 있다고 하셨으며, 한 잔 먹고 약간은 삐리(?)한
기운에 호기가 발동해서 그만 울트라를 신청하겠다고 공언을 해 버렸다. 풀코스 완주기록도 별로
좋지 않고 억지로 완주만 하는 실력인지라 다음 날 맨 정신이 되었을 때 얼마나 후회를 했던지...
이래서 나의 울트라마라톤 첫 도전은 시작된 것이다.
2. 울트라 참가를 위한 준비
6. 1부터 7. 13까지 달리고, 걷고, 등산한 거리는 대략 34회에 346km 정도. 그동안 6. 2 바다의 날 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풀코스 한 번 뛰고 7. 1 경포마라톤대회에서 10km 뛴 것이 공식대회에 참가
하여 연습한 전부였다. 50km정도는 한 번 뛴 후에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는 회장님의 훈련방법과 충 고도 지키지를 못했고 좋아하는 술 때문에 합동훈련에도 자주 참석을 하지 못했었다. 그래도 큰 부담 이 되었기 때문에 주야장창 목운동(?)하는 중에도 바쁜 시간을 쪼개어 나름대로 연습은 했었고, 그 일 환으로 청옥산 등산(8시간 30분 소요) 1회, 두타~청옥산~연칠성령 등산(11시간 20분 소요) 1회 한
것은 큰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동해시에 26년간 살면서 두타산, 청옥산 등산을 한 것이 이
번에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연습은 소홀했던 것이다.
3. 준비 및 대회장 이동
7. 14 16:00에 종합경기장에서 모여 출발을 하기로 했으므로 15시부터 준비를 했다. 준비물은 배낭 헤드랜턴, 경광등, MP3, 마라톤 바지와 상의 2벌, 수건, 예비용 건전지, 벌꿀 약간, 초컬릿 5개 등이
었다. 나름대로 준비를 했지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회장님께 질문했더니 벌꿀과 초컬릿은 큰
도움이 되므로 꼭 준비하라고 하셔서 준비를 한 것이었다.
15시20분에 집을 나선다. 종합경기장 까지는 20분 정도 소요되므로 몸도 풀견 걸어서 가기로 한 것 이다. 운동장에 가보니 최정희 선배님, 최철순 선배님, 하영철 선배님, 김철회 선배님, 이준희 씨 등이 벌써 기다리고 계신다. 이어서 회장님, 이상식 선배님, 신윤승씨, 황상문씨와 김덕녀 여사님, 하경옥
여사님, 최영미씨의 모습이 보이는데 홍성태 선뱁님께서는 급작스런 사정 때문에 참가를 못하신다고
한다. 회장님과 신윤승씨, 이준희씨의 차(선수 지원차량)로 이동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경포 인공폭포 뒤편에 설치된 강릉경포호수마라톤클럽하우스에 도착하니 17시경. 등록을 하고 배번호와 기념품을지 급받고, 옷 갈아 입고, 몸 풀기하고 출발장소로 이동해서 기념촬영 한 판 박고 출발선에 집결하였다.
오늘의 참가신청 인원은 111명이라고 하는데 일기도 그리 좋지 않고 밤에는 폭풍우가 이어진다고 해
서 그런지 100여명도 채 안되어 보인다.
4. 울트라마라톤 참가
18시 정각에 인공폭포 앞에서 출발을 하였다. 선발대는 최정희·최철순 선배님, 이준희씨, 황상문씨 등 으로 구성되었고 후발대가 회장님, 하영철·김철회 선배님, 신윤승씨, 양원희로 구성되었다. 경포호수를 한 바퀴 돌고 안목~경포 해변상가~사천진~연곡해수욕장~연곡4거리를 조금 지나가니 주문진클럽에서
수박화채와 쵸코파이, 바나나 등을 준비해서 선수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고 있었다. 아마도 20km를 앞
둔 지점으로 여겨지는데 아직까지는 몸 상태가 괜찮다. 흐린 날씨인지라 그리 덥지는 않은 날씨인데
웬 땀이 이리도 많이 흐르는지... 나만 그런게 아니고 윤승싸께서도 이상하게 땀이 많이 난다고
하신다. 화채를 한 그릇과 물 한 컵을 받아 먹으니 한 결 시원하고 몸에서는 힘이 솟는다. 이 때의
통과시간이 대략 20:00 정도로서 날씨가 어둑 어둑해져가므로 선수들이 헤드랜턴과 경광등을 꺼내
야간 주행에 대비한다. 필수 지참물인 랜턴과 경광등을 옥션에서 구입을 했는데 경광등(Made in China)을 잘못 구입했는지 조작도 어렵지만 불이 깜박거리지 않는 것이었다. 대략 10여분간의 시간 을 이곳에서 허비를 했는데 보다 못한 이상식 선배님도 조급했는지 고쳐 준다고 하신다. 우여곡절
끝에 작동은 되는데 영 시원치가 않고 결국은 이상식 선배님이 가지고 간 경광등 한 개를 베낭에
달아 주신다. 우리 클럽의 선수들은 벌써 상당한 거리를 갔을 것이라 생각하니 약간은 불안하나 절
대 서두르지 말자고 다짐을 하면서 느린 속도로 달려간다. 한 참후에 이상식 선배님이 운전을 하고
지나가시면서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뛰라고 조언을 해 주신다.
22km 지점에서 핸드랜턴의 불을 밝힌다. 지나가는 차들은 얼마나 씽씽 달리는지 소름이 끼친다.
도로변에서 심야에 뛰는 사람들 때문에 운전자들도 불편하긴 하겠지만 전혀 배려하는 마음이 없는
것 같다. 정신 나간 사람들로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실소가 나온다. 연곡온천을 지나
25km지점에 도착하니 후발대의 다선 분께서 휴식을 하며 추어탕을 드시고 계신다. 물 한 컵 마시고
불이나케 추어탕을 한 그릇 받아 먹는다. 참 맛있다. 점심을 14시 30분 경에 먹고 아무 것도 먹지
않아서인지 시장기가 팍 돌 때 적시에 공급해주는 추어탕은 정말 꿀맛이다. 정말 고마운 마음이 많
이 든다. 지나가는 선수분들 또한 모두 몰려 들어 커피도 달라 하고, 물도 달라고 한다. 우리 아름다 운 봉사단원들께서는 군 말 없이 흔쾌하게 인심을 베푼다. 이곳에서는 김재영씨의 모습도 보인다.
참 반갑고 고마울 뿐이다. 어쩌면 경포호수마라톤클럽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알 수도 있었겠지만 모 두에게 엄청 반가왔을 것이고, 고갈된 원기를 보충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때부터 부슬 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진고개 입구인 소금강 입구 3거리에서 잠깐 쉬고 고개를 오른다. 30km 지점인 청전교를 지날 때의
시각이 21시 27분. 내리는 비의 강도가 조금 더 거세졌으나 바람이 불지 않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맨 후미에서 윤승씨와 같이 달렸는데 이쯤에서 윤승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세 분은 앞서나가고
나와 회장님이 동행이 되어 주로를 통과한다. 회장님은 윤승씨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윤승씨의 기본
실력과 엄청난 연습량이 있는데 걱정하지 말라고 한마디 거든다. 진고개휴게소~오대산휴게소를 지나 오르막 중간이 40km지점을 통과한 시각이 23시 05분. 고개가 참 길기도 하지만 오르막도 참 많다. 오르막에서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거의 걸어가고 내리막이나 평지에서도 걷는 것보다 조금 빠른 속도 로 뛰는 것 같다. 이때 부터는 안개가 장난이 아니다. 랜턴의 불빛이 없다면 20~30m앞도 제대로 보
이지 않을 정도이다. 비는 계속 내리고, 고개는 경사가 심해지고....
700m, 800m, 900m를 지난 960m인 44.6km 지점의 진고개 정상에 도착한 시각이 24시 05분.
정상에는 무인급수처로서 500ml들이 생수가 몇 박스 준비되어 있다. 물을 2통 챙겨서 배낭에 집어 넣는다. 경포클럽의 준비와 배려가 몹시 고맙게 느껴진다. 가장 멀리 뛴 풀코스 거리를 넘어서면서
무릎과 엉치뼈 쪽에서부터 통증이 온다. 뻑적지근하고 아프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걷는 것이 고통 이다. 참 힘도 들고 이 짓 왜 하나 하는 마음과 실패하면 웬 창피인가 하는 마음이 번갈아 생긴다. 회장님도 상당히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저 멀리서 봉고차와 우리의 Hope인 응원단과 봉사
단이 보인다. 참 반갑다. 이번 메뉴는 전복죽이다. 허겁지겁 한 그릇 받아 먹고 조금 쉬니 고갈되었 던 힘이 조금은 생기는 것 같다. 얼굴이 창백하다고 걱정을 하면서도 힘내라고 격려와 응원을 해주 신다. 참 고맙다. 이곳에서도 많은 선수들이 우리 봉사단의 차량에 들러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이고 휴식을 취한다. 빗줄기가 더욱 거세지므로 회장님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1회용 비옷을 입는다.
24시 12분에 고맙다는 감사의 표시를 하고 다시 주로로 들어선다. 뛰면 땀 나겠지 하는 마음으로 비 옷을 입지 않고 조금 뛰다보니 추워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다. 걸음을 잠시 멈추고 회장님의 도움을 비옷을 입으니 한결 낫다.
50km 지점인 오대산 화훼마을 통과시각이 7. 15 00시 50분. 병안 3거리~오대산호텔을 지나 C.P인 57.3km 지점의 월정3거리에 도착한 시각이 01시 45분. 이곳 까지의 제한시간은 8시간인데 15분을
앞두고 억지로 도착한 것이다. 다른 분들은 벌써 휴식을 하고 출발을 했는지 하영철 선배님의 모습 만 보인다. 30여명의 선수들이 휴식을 하면서 육개장으로 간식을 섭취하고 있었다. 천막 안으로 들 어 가려고 하니 김재영씨께서 의자를 권하면서 의자 위에 발을 올려 놓도록 하고 얼음 2봉지를 구해
무릎 찜질을 해주신다. 찜질을 받으면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육개장을 한 그릇 후딱 해치운다. 식사 를 끝마치니 이번에는 이상식 선배님께서 마사지를 해주신다. 다리의 피로가 확 풀린다. 통증도 가시 고 다시 뛸 의욕이 생긴다. 02시 04분에 회장님과 하영철 선배님과 함께 다시 주로로 들어섰다.
60km지점을 통과한 시각이 02시 26분. 싸리재를 올라 싸리재 정상에서 하영철 선배님께 앞서 가시 라고 권유한다. 횡계고속도로 진입로~대관령 진입로를 지나니 봉사단 차량이 우리를 맞는다. 69km
지점에서 따뜻한 꿀차를 한 잔 공급받는다. 이 곳에서도 이상식 선배님이 양 발을 맛사지 해주신다.
정말 고맙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이다. 고마움을 표시하고 주로에 다시 들어 서서 70km지점인 대관령 기상대를 통과한 시각이 04시 06분. 조금 약해지던 빗발이 또 거세지기 시작한다. 벗었던 비옷을 다시 챙겨입는다. 고랭지연구소를 거쳐 대관령 정상에 도착하니 무인 급수
처가 또 마련되어 있다. 안개는 자욱하고 비는 계속 많이 내리고 앞 뒤로 선수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 둘만 정처 없이 걷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이제부터는 구 영동고속도로이다. 회장님께서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 때문에 조금 힘이 들지만 내리 막에서 달리자고 하신다. 사임당 시비를 지나 초막교 아래인 80km 지점 통과시각이 05시 36분이다.
10km의 주행시간이 90분으로서 10분을 앞당겼다. 어흘리 마을~보광리 입구~용봉주유소를 거쳐
90km지점인 동해고속도로 진입로 교각 통과시각이 07시 05분으로서 89분이 소요되었다. 조금 더
당긴 것인데 조금은 무리해서 참 많은 선수들을 추월했다. 무릎과 엉치뼈에는 통증이 계속 오는데
거의 감각이 마비된 기분이다. 조금 뛰다가 빨리 걷다가를 계속 반복하면서 골인지점을 향해 한 걸
음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이었다. 90km지점을 약간 못 미쳐 우리 보다 앞서서 잘 달려가던 부부 마라
토너중 여자 분이 다리에 무리가 왔는지 주저 않는 모습을 보았다. 참 안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골인지점을 10여km앞두고 포기해야 하다니 얼마나 억울한 일일까 ?
홍제교차로를 지나는데 중학교 동장이 뒤에서 부른다. 이 친구는 폴코스 한 번 뛰어보지 못한 사람 인데 울트라를 도전했다. 평상시 등산을 매우 좋아 했었는데 등산의 여력으로 울트라를 완주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갑자기 그 친구이 모습을 보니 마음이 상하고 오기가 팍 생긴다. 회장님도 열을
받는지 계속 뛰자고 하신다. 결국은 그 팀을 추월해서 시청 앞~터미널교차로~솔올택지 4거리를지 나니 이상식 선배님께서 동반주를 해준다고 그 먼거리를 뛰어 오셨다. 이때가 94.5km 지점을 통과
할 지점으로 힘들어 죽겠는데 옆에서 슬슬 달리라고 계속 부추킨다. 고맙기는 한데 참 죽을 맛이다.
우리꼿 농원~경포4거리를 지나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에 도착한 시간이 08시 28분 정도로서 83분에
10km를 달린 것이다. 계속 뛰라고 동반주 해주신 이상식 선배님 덕분에 상당한 시간을 당긴 것이다.
마지막 5km정도를 앞두고 따라 잡은 선수가 10여명은 될 것이다. 골인 지점에서 꽃다발을 들고 기 념촬영을 하고 물을 음료수를 한 컵 마시고 나니 이어서 회장님의 골인하는 모습이 보인다.
최종기록은 14시간 28분 정도. 이렇게 해서 첫 울트라 도전은 성공을 거두었다. 참 힘든 달리기,
여정이었다..
5. 소감
울트라 첫 도전 및 완주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과 경험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울트라마라톤에 도전을 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은 벌써부터 했었지만,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오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또한 우여곡절 끝에 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완주를 하게 되었다. 대회를 개
최하시고 준비 부터 사우나와 마지막 식사까지 철저히 준비하여 달림이들의 달리고자 하는 욕구를 해소하도록 장을 만들어 주신 최종덕 경포호수마라톤클럽의 회장님과 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또 한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 주시고 동반해 주신 회장님, 밤잠을 이루지도 못하시고 응원과 봉사활동 을 통해 우리 선수들을 뒷바라지 해주신 이상식 선배님, 김재영 회원님, 김덕녀 회원님, 하경옥 회원 님, 최영미 회원님과 문자와 마음으로 성원과 격려를 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정으로 깊은 감사를 드 린다. 울트라 마라톤을 다시 도전하게 될지는 아직 장담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도전을 하게 된다면 충
분한 준비와 연습은 필수적이며 좀 더 체계적으로 대비를 해야겠다는 각오를 도새긴다.
누구나 충분히 연습하고 도전하면 이루어낼 수 있는 운동이겠지만 주로에 있던 오랜 시간 동안 나 자 신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나의 체력과 도전정신에 대해서는 약간의 자부심도 느끼게 됨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60의 연세에도 제일 먼저 골인한 최정희 선배님의 엄청난
체력과 그 체력관리를 위한 부단한 노력에 존경심이 솟구치며 과연 나는 미래에 어떤 모습이 될까
를 생각해보게 된다. 완주하신 우리 클럽의 모든 회원님들과 울트라맨들께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이런 저런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포기를 하신 분들께는 다음 기회에 반드시 완주하시기를 기원드린다.
|
오랫만에 뛰어보는 하프마라톤 (5)
첫 울트라 완주, 도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