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8개월만에 SUB 4를 이룬「2008 중앙서울마라톤」-25번째 풀코스
1. 대회개요
○ 대회명 : 2008 중앙서울마라톤대회
○ 일 시 : 2008. 11. 2(일) 08:00 (날씨 : 맑음)
○ 장 소 : 잠실종합운동장
○ 주 최 : 중앙일보, 일간스포츠, 대한육상경기연맹
○ 코 스 : 잠실종합운동장~성남 왕복
○ 종 목 : 2종목(풀, 10km)
○ 참가비 : 40,000원(풀코스)
○ 기념품 : 미즈노 기능성티셔츠, 완주메달
○ 총경비 : 121,750원(참가비 포함)
○ 소 속 : 동해시청마라톤클럽, 동해마라톤클럽
○ 기 록 : 03:59:10 / 전체 4,031위(연령별 2,321위)
○ 우승자 : 에티오피아 솔로몬 몰라 / 02:08:46(국내 1위 : 지영준 / 02:13:04)
2. 참가배경
중앙서울마라톤대회는 지난해에 참가했다. 시기도 적절했지만 참가해 본 대회 중 가장 좋았던 코스로 여겨지던 곳이다. 참가해보지 않은 대회만 골라서 뛰기로 작정을 하면서도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에서 주관하는 3개의 대표적인 마라톤대회는 모두 참가하기로 결정을 했으므로 주저 없이 신청을 하였다. 2주 전에 동아일보 경주마라톤대회에 참가한 후 이 모임 저 모임 참석 등 바쁜 일과로 전혀 연습을 하지 못하였으나 너무 무리해서 달리지는 않으므로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3. 출발부터 대회장에 도착할 때 까지
11. 1(토) 11시 30분에 짐을 챙겨 집을 나선다. 12시 1분 동서울행 버스(15,300\)에 탑승을 했는데 버스요금이 900원(6.3%) 올랐다. 문막휴게소에서 점심을 때울 겸 호도과자로 요기를 한다. 15시 35분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해서 강변역으로 이동 신설동역 행 지하철(1,000\)을 탔으며 16시 25분에 서울풍물시장에 도착한다. 지난 마라톤대회 참가 시부터는 조금 일찍 출발해서 개최지역의 볼거리를 찾아보기로 마음을 먹었으므로 미리 목적지를 정하고 간 것이다. 이곳은 청계천 8가 황학교 주변으로 2007년 10월에 30억원의 사업비로 착공 2008년 4월에 5,056㎡ 규모로 개장했다. 잡화가게, 옷가게, 신발가게, 전자제품 가게, 도자기 가게, 음식점 등 894곳의 노점이 입주해 있다고 하는데 쇼핑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제법 보인다. 2층 건물의 모든 통로를 돌아다니고 나니 17시 30분인데 아직 저녁식사를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으므로 청계천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30여 분간 걸어본 청계천변은 생태공원, 체육공원, 문화예술공원 등 여러 몫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우아한 자태로 서 있는 왜가리 한 마리와 3마리의 오리 가족을 보았고 맑은 물 속에는 물고기들이 지천이다. 높은 옹벽과 교각의 상하부 등은 예술작품으로서도 손색이 없어 보였고 이곳저곳 설치되어 있는 돌다리와 무성한 풀숲 등은 이곳이 서울의 한 복판이 맞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18시에 풍물시장으로 옮겨 음식점 주인이 자랑하는 보신탕으로 저녁식사를 하다가 노신사분과 합석을 하게 되어 반주도 한 잔 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고 식대(12,000\)는 내가 계산을 한다. 보신탕도 맛이 있었지만 노신사분은 닭곰탕을 드시러 먼 곳에서 오셨다고 하는 것을 보아 음식 맛이 제법 알려진 곳인 것 같아 식당을 잘 골랐다는 생각을 갖는다. 19시에 시장을 나와 강변역으로 이동 20시에 단골 숙소가 되어버린 강변스파랜드(7,000\)를 찾아 들어간다. 사우나를 끝내고 찜질방으로 들어가니 이른 시간임에도 얼마나 손님들이 많고 소란스러운지 적당히 자리 잡을 공간이 없다. 이 방 저 방 수면실을 오가면서 틈새잠, 새우잠을 청해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11월 2일 03시 40분에 눈을 떴는데 아프기도 하지만 눈두덩이 한 짐이다. 사우나에 들러 스트레칭과 샤워를 하고 나니 정신이 들고 피로가 조금은 풀리는 듯하다. 짐을 챙겨 5시에 찜질방을 나와 신촌설렁탕집에 아침식사를 하러 들어간다. 찜질방에서 식사를 하면 조금은 더 여유롭고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설렁탕(5,500\)이 속에 부담이 덜 될 듯하기 때문이다. 식사 중에 두 팀의 마라톤선수 7명이 들어온다. 이 분들도 찜질방에서 하루 밤을 보낸 것 같아 나 같이 미친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에 실소를 한다. 05시 40분에 식당을 나와 강변역에서 종합운동장역(1,000\)으로 이동을 하고 06시 17분부터 07시 10분 까지 운동장 내외부와 마라톤행사장 주변을 구경한다. 이른 시간이라 어둑하지만 대회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긴 것 짧은 것을 준비해 갔으나 대세인 짧은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니 조금은 춥지만 어쩌랴. 매년 바람막이 비닐봉지를 나누어 주었는데 올해는 환경마라톤으로 치르기 위해 나누어주지 않고 에어파스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선수집결지에서는 07시 20분까지 얼른 얼른 모이라고 계속해서 안내방송을 한다. 수 십여 개의 간이화장실 앞에는 장사진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운동장 안의 화장실을 찾아 큰일을 보고 집결지로 이동하니 7시 25분이다. 스트레칭을 하고 A그룹의 대열에 합류하여 출발지점으로 이동을 한다. 지난 해 보스톤마라톤대회 참가기록을 만들기 위해 소속 클럽의 후배님께서 만들어 준 기록 덕분에 A그룹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몸매는 A 그룹감인데 기록은 C 그룹에 속하지만 연습과 실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여성들도 여럿 보이는데 군살 하나 없는 몸매와 실력이 마냥 부럽고 나도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드는 기분이다. 수백m를 걸어 7시 50분 경 스타트라인에 도착을 하였고 유인촌 문체부장관, 주한 케냐 대사 등 내빈소개에 이어 개회선언을 하고 8시에 폭죽과 함께 출발신호를 알린다. 배동성 마라톤대회 전문 사회자의 멘트에 의하면 오늘 참가자는 2만3천여 명에 달한다고 하는데 줄지어 서 있는 선수들의 행렬이 대단하다. 4월에 보스톤마라톤대회에 참가했을 당시의 참가규모와 엇비슷하니 엄청난 인파다.
4. 대회 참가 및 완주
오늘의 완주계획인 ① 목표기록(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음)은 지난 대회 보다 15분 앞당긴 4시간 30분 ② 보폭은 가급적 줄이고 걸음은 지면에서 최대한 낮게 함 ③ 오버 페이스는 절대 하지 않음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마라톤열기에 조금은 흥분했던 탓인지 출발하면서 스톱워치 누르는 것을 잊어버렸다. 1km정도 지나서야 그 사실을 알았으니 정신을 어디에 두고 뛰는 것인지 참 한심하기 짝이 없다. 12차로 아니면 그 이상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으나 그 넓은 도로를 전면 통제하여 주로의 반대편 도로에도 차량이 보이지 않는다. 고층빌딩 속의 넓디넓은 도로의 차량을 통제하여 시원스럽게 뚫린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정말 좋다. 하지만 차량통제로 인해 매일 이 길을 다녔던 시민들의 불편함과 고통을 생각하면 조금은 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쌀쌀하지만 날씨는 화창해서 좋다. 잘 가꾸어진 가로수의 나뭇잎은 울긋불긋 단풍이 곱게 물들었고 도로 양편은 깨끗하게 잘 정비되어 있다.
선두그룹에 속해 달리는 탓인지 발걸음이 자꾸 빨라짐을 의식하게 된다. 늦추자 늦춰 !를 속으로 외치면서 속도를 늦추는데 모두 잘도 달린다. 저 많은 선수들이 저렇게 빠른 속도로 달리다 모두 완주할 수 있을까 하는 엉뚱한 색이 든다. 4km를 지날 때 60은 넘어 보이는 어르신이 빠른 속도로 추월해 가는데 등에는 166회째라는 광고판을 붙였고 이번 대회가 5주 연속 풀코스 참가라는 말씀을 하신다. 참 놀라울 따름이다. 과연 그 분께서는 어떤 기록으로 완주를 하셨을지 지금도 몹시 궁금하다. 5km를 30분에 통과하면서 물을 한 모금 마신다. 나중의 수분 부족을 감안해서 모든 급수대에서 물을 마시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km당 6분에 뛰었는데 초반전이므로 괜찮다는 생각이다. 추월하는 선수나 추월당하는 선수들 모두 밝고 즐거운 표정이다. 서울에서 개최되는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서울이 참 잘 가꾸어져 있고 아름답다고 느껴진다. 서울시와 서울 사람들이 돈 많은 탓인지 방문할 때 마다 나날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10km를 56분에 통과하며 물을 반 컵 마신다. 5km를 26분에 뛰었으므로 너무 빨리 뛴 것이다. 딴 생각하면서 남의 페이스에 말려들었나 싶어 걱정이 되지만 무릎이나 엉치뼈는 아직 괜찮다. 12km 지점에서는 목동마라톤클럽 회원 수 십 명이 도로변에서 북을 치며 응원을 한다. 모두 즐거운 표정이다. 고마운 분들이므로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한다. 15km를 83분에 통과하였고 18km를 지날 때 선두그룹이 지나간다. 5km를 27분에 달린 것인데 아직까지도 몸에 통증은 없다. 흑인선수 9명이 차례로 지나가고 백인선수 2명 뒤에 경찰청 소속의 지영준 선수가 부지런히 달려간다. 많은 마스터즈 선수들이 지영준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보태어준다. 인도에는 달리기를 포기하고 걸어오는 선수가 몇 명 보인다. 아마도 오버페이스 때문이었으리라. 왼쪽 무릎에서 통증이 시작되므로 달리는 속도를 줄이고 걸음의 높이를 더 낮추어 지면을 스치듯이 달린다. 17km지점에서는 우리은행에서 협찬한 밴드가 음악을 연주하며 힘을 보태준다. 20km를 115분에 통과했으므로 32분 걸렸다. 엑스트림 스포츠젤을 두 개 받아 한 개는 먹고 한 개는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포카리를 한 컵 받아 마시고 몸을 조금 푼 후 가까이 보이는 주유소의 화장실에 들러 작은 일을 보고 주로에 들어선다.
22km를 지났을까. 맞은편에서 양 팔이 없는 선수가 달려온다. 3시간 페메가 뒤따라 가는 것으로 보아 SUB 3 선수인데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마라톤 한다고 하면서 뭐했나 싶어 조금은 창피한 생각이 든다. 23km를 지날 때 4시간 페메가 앞질러 간다. 너무 빨리 뛰었나 싶어 다시 속도를 줄이며 몸의 미세한 통증을 다스린다. 25km를 141분에 통과를 했으므로 5km에 26분이 걸린 것이다. 너무 빨랐고 약한 통증이 계속 이어진다. 반환점을 돌아 포카리를 한 잔 마시고 주로에서 쉬고 계시는 선수에게 한 컷 촬영해 줄 것을 부탁한다. 앞에는 약한 몸매의 여성 선수가 지친 기색도 없이 잘도 달린다. 따라 잡을 듯한데 10~20여m를 줄기차게 앞서 간다. 이제는 피로감이 많이 몰려 올 시간인지 간혹 걷는 선수들의 모습이 보인다. 27km지점에서 4시간 페메를 발견한다. 잘만 하면 4시간 안에 골인이 가능할 것 같아 걱정과 함께 기대감도 든다. 30km를 172분에 통과했으므로 5km에 31분 걸렸다. 속도 늦추고 사진 찍고 몸 푸느라 조금 더 걸린 것이다. 4시간 페메를 50~100m 앞에 두고 계속 달린다. 4시간 이내 완주가 더욱 가능하다는 생각이지만 지난 경주대회 시 문제가 발생했던 38km 까지는 무리하지 말자고 다시 다짐을 한다. 스포츠젤이 공급되므로 한 개 받아먹고 물을 한 컵 마신다. 이젠 걷는 선수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띤다. 35km를 207분에 통과했으므로 5km에 35분 걸렸다. km 당 7분이라니 당연히 힘은 들겠지만 너무 늦게 뛴 것이다. 경기를 포기하는 선수들이 계속 발생하는지 회수차량이 옆을 지나간다. 38km를 지나는데도 지난번과 같은 현기증은 없다. 4시간 페메는 멀지 않은 거리에서 계속 달리고 있으므로 4시간 내 완주가 확실시 된다.
39km를 지나면서 4시간 이내 완주로 목표를 수정한다. 또한 골인 지점까지 몇 명이나 추월할 수 있는지 숫자를 세어보기로 결심을 한다. 4시간 페메 그룹에 합류해서 조금 뛰어보니 추월도 가능할 것 같다. 엉치뼈와 무릎의 통증은 계속 되지만 지난 해 울트라 첫 도전에서 마지막 10km 뛸 때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속력을 낸다. 한 명 두 명 따라 잡으며 뛰니 재미가 쏠쏠하다. 종합운동장이 가까워질수록 응원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모두 참 먼 거리를 잘도 달려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1km정도 남았을까 주로 변에는 응원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박수쳐 주고, 환호해 주고, 신나는 음악 빵빵하게 틀어주고... 없던 힘이 절로 나므로 속도를 더욱 높인다. 종합운동장의 트랙을 한 바퀴 돌아 피니쉬라인을 통과할 때의 시간이 12시를 넘지 않고 있다. 4시간 안에 완주한 것인데 목표한 시간 보다 30분 이상을 앞당긴 것이다. 마지막 7.2km를 32분에 뛰었으니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무리를 한 것이다. 39km 부터 추월한 숫자는 331명이다. 자랑할 거리도 되지 못하지만 2008년 들어 10번째 뛰었는데 가장 좋은 기록이었으며 17개 대회 참가 만에 3번째 SUB 4 달성이다. 기념사진을 한 컷 촬영함으로써 25번째 풀코스 도전을 무사히 마무리하였다.
5. 소감 및 귀향
2주 만의 풀코스 완주이다. 처음 이 대회를 참가했을 때 코스와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상당히 좋게 느껴졌는데 올해도 만족스럽다. 스모그 현상 때문인지 쾌청하지는 않았지만 날씨도 매우 좋았고 전면적인 차량 통제 때문에 매연을 크게 느끼지 않았다. 충분하게 공급된 물과 스포츠 음료, 바나나와 쵸코파이, 스포츠젤, 물스폰지 등은 선수들의 달리기에 크게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코스 주변에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다. 대도시의 대로변에서 방뇨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통행하는 시민에게도 곱지 않지만 선수 본인들의 마음은 또 어떠하겠는가 ? 요소요소에 간이 화장실이 설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대회를 주최한 중앙일보와 일간스포츠, 대한육상경기연맹, 교통 불편을 참고 오랜 시간 동안 차량통제에 협조하고 응원 해주신 서울시민과 성남시민, 그리고 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애쓰신 경찰과 자원봉사자 등 모든 대회 관계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운동장 출입구에서 물을 1통 받아 마시고 보조경기장의 트랙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다.학생들이 칩을 풀어주는 모습이 보였으나 직접 풀어 반납하고 완주메달과 간식(빵, 음료수, 바나나, 초코과자)을 받은 후 물품보관소에서 배낭을 찾는다. 옷을 갈아입고 12시 25분 경 운동장 입구에서 골인 지점으로 힘겹게 달려가는 선수들을 보니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 12시 50분에 지하철에 탑승 13시 2분에 강변역에 도착하였고 13시 10분에 동방대중사우나(3,000\)에 들어가 몸을 씻는다. 14시에 들녘식당에 들러 순두부김치전골에 소주를 곁들여 점심식사(12,000\)를 한다. 식당에는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직장클럽 회원들이 완주담을 나누면서 뒤풀이를 찐하게 하고 있다. 15시 28분 동해행 버스에 탑승 20시 10분에 망상톨게이트에서 내린다. 다시 형님 승용차에 탑승 발한동으로 이동해서 소주를 한 잔 얻어 마신 후22시에 귀가함으로써 25번째의 마라톤여행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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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알몸마라톤및 가요제 참가기 (8)
1년 8개월만에 SUB 4를 이룬 2008 중앙서울마라톤 (2)
[RE]처음 출전한 풀코스 참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