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 즐거운지? 사람만 만나면 목청 돋우기 시작한다. 신랑 보낼 뻔 했다고

앞으로 얼마나 더 들어야 할 지 모르겠다.

풀코스 출발선 제일뒤쪽에서 서서히 출발한다. 문예회관 앞 다리를 지나면서

철회가 어디쯤 가는가 하고 인도로 올라서서 멀리 바라보니 코스이탈 실격이라고

떠들며 뒤에 따라붇는다. 같이갈 요량으로 먼저 내달리지 않고 기다린 모양세다.

질긴 마라톤 인연은 꽤나 오래된 듯싶다. 진고개대관령울트라에서 처음 만나

지금껏 하프 풀 울트라까지 쭈~욱 단 한번도 떨어저서 뛰어 본 적 없는 마라톤 친구다.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라 완주목표로 달린다하니 나보다 더 엄살을 떤다.

허리쌕에 휴대폰과 비상금까지 넣어왔다고 언제든 차타고 올 준비가 되었단다.

편안하게 5km를 지나도 몸이 풀리질 않는다. 엊저녁에 부실하게 먹고 아침밥이 넘어가질 않아서

먹는 둥 마는 둥하고 거기에 늦잠까지 대회장에 도착하니 경품추첨중

c 벌 ㅠㅠ 너무 준비없이 출발해서 그런가 열키로만 더 가보자 계속 앞으로 나간다.

열키로를 지나도 마찬가지다. 철회는 생각보다 몸이 가벼워진다고 신이나 하는데 난....음

가보는데 까지 가보자 서서히 속도를 높여나간다. 다른 대회보다는 턱없는 속도의 달림이지만

몸 상태를 보아선 빠른 편이다

주자들을 추월하며 아는 얼굴을 만나면 간단한 인사후 앞으로 추월해 나간다.

반환점 초코파이 한개먹고 젤 두개를 챙겨들고 빠른 달림으로 궁촌재에 도착하니 오르막이

버겁게 느껴져 앞으로 달릴 거리를 생각하니 큰일이다.

중턱에서 걷는다. 아~열여덟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그래도 가야지

힘들게 광태리 솔밭근처를 지날 때 캔맥주 한잔할래. 거 조~치 달리다 캔맥 먹는게 맛들였다.

근덕시내 슈퍼에서 션한 캔맥을 따서 목구녕에 드려다 붓고나니 취기가 오른다.

알콜알레르기가 있어서 술을 못 마시지만 이젠 재미들였다.

맹방삼거리에도착하니 엔진이 꺼진다. 철회를 먼저 보내고 걷다뛰다를 반복하는데

임부회장이 사내몇명을 달고 달려온다. 걍 먼저가라고 손짓하며 서둘러 보내고나니

저번 철회말이 생각나서 픽하고 웃는다. 임부회장한데도 뒤쳐지니 탈퇴해야겠다고.....

이젠 내가 그 꼴이다 앞서 추월하며 아는체 했던 주자들이 나를 추월하며 힘내라며 유유히 달려간다.

아~~개챙피 ㅠㅠ

한티재 밑에서 써브쓰리 주자를 만난다. 나보다 한참 심각하다. 같이 걸어가자는 써브쓰리주자 말을 뒤로 한 채

부지런히 한티재를 넘어 내리막을 달린다. 오십천다리까지 겨우 물 한 모금 마시고 주자들과 영양가 없는 얘기지만

이런저런 이야길 하며 걷다 뛰다를 반복한다. 여태껏 풀코스를 달려도 오늘같이 힘든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힘들어도 너무 힘들다. 지금껏 너무 과훈련이 문제인 것 같다. 계속된 달림으로 몸무게가 2~3kg줄어든 것이

발목을 잡는것같다.몸무개를 줄인다고 소식한것이 영양불균형으로 이어저 더욱 힘들게하는것 같다.

그리고 피곤을 풀어 주질 못하였고 아침밥도 넘어가질 않을 정도의 피곤함을 가지고

풀코스를 달리는 자체가 무모한 짓이다. 거기에 알콜까지 들려다 부으니 죽을 맛이다.

멀리 꼴인 지점이 보인다. 아무리 힘들어도 꼴인 지점이 보이면 달리는데 그냥 터벅터벅 걷는다.

다리를 건너면서 어지럼증이 밀려오기에 주저않고 싶지만 몇미터앞이 휘니쉬라인인데

온몸의 에너지를 모아 아취를 통과하고 물 한통 집어 한모금 마시며

칸막이를 잡고 앉으려는데 힘이 없다 칸막이와 같이 나뒹굴자 여보 왜그래 119 그야말로 g랄 난리다.

흐~흑 c벌 쪽팔림 ㅠㅠ 

요즘 신기록을 너무 많이 세운다. 울트라 신기록 풀코스 신기록 아마 당분간 깨어지기 힘든기록일게다

기록이 깨어지기 전에 마라계를 은퇴하자 은퇴란 말도 너무 거창하다

걍 찌그러지자 조용히